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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과 포르쉐의 대주주인 포르쉐-피에히 가문이 자동차 판매량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규모 지분투자에 나선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르쉐-피에히 가문의 투자회사인 포르쉐 SE가 사업다각화를 위한 추가 지분투자를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과거 연간 1억~3억 유로(약 1505억 5500만 ~4516억 4400만 원)를 투자해온 포르쉐 SE는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면 더 큰 규모의 투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포르쉐 SE는 그레이하운드 브랜드를 보유한 미국 최대 고속버스 회사 플릭스, 드론 제조업체 퀀텀 시스템, 자율주행 트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와비 등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날 발표는 폴크스바겐과 포르쉐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 급감, 이익 감소, 독일 내 비용 절감으로 인한 배당금 부담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포르쉐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부진으로 매출이 28% 급감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앞서 포르쉐 SE는 지난해 기준 폴크스바겐 지분 가치가 약 200억유로(약 28조 5000억원), 포르쉐 AG 지분 가치가 최대 35억유로(약 5조원) 각각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달 초 모델 라인업을 전면 개편할 계획도 밝혔다. 포르쉐는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8억유로(약 1조 1400억원)를 투자하는 한편 독일에서 19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탈리아 아넬리 가문의 지주회사인 엑소르도 대규모 신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엑소르는 페라리 지분 4%를 매각해 30억유로를 조달한 뒤 이를 대규모 신규 인수와 10억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존 엘칸 엑소르 CEO는 "지난 10년 동안 페라리의 성장은 엑소르의 순자산가치를 3배로 늘리는 데 주된 동력이었으며 현재 포트폴리오 내 페라리의 비중이 약 15%에서 50%까지 증가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이러한 집중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와 달리 페라리는 중국, 미국 등에서 지난해 매출이 12% 성장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