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美 산업부 장관, 조선협력 논의
삼성·현대 등 현지 생산기지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와 재계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소통 채널을 뚫고 새로운 미 행정부의 통상·경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직무정지로 인해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톱다운’ 방식 외교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부처와 각 기업은 ‘각개약진’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접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9일 통상 당국 및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안보와 더불어 통상 분야가 한미 간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정치적 급변사태 이후 정부 최고위 인사로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방미 일정을 소화하면서 미 공화당 소속 상·하원 의원이나 현지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나 조선 분야 등 한미 협력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가능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계자와 직접 접촉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바는 없다.

안 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로널드레이건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각료 레벨에서, 실무적으로 양국 행정부가 그동안 쌓아온 여러 신뢰와 자산들이 있기에 계속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 역시 대규모 대미 투자를 검토하는 등 ‘각자도생’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세계 최대 철강 시장인 미국에서 자동차 강판 제품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 부과 등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른 주요 기업들은 일찌감치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늘리면서 글로벌 공급망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반도체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후공정(패키징) 생산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허영인 SPC그룹 회장·우오현 SM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준희·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