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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본인이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중학교 동창 친구가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힘들 때 더 연락을 하고 싶다는 점을 이해하긴 하지만, 정말 뜬금없이 자기 필요한 것에 대해서 물어보고는 단순한 안부에 대한 연락 등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자주 연락을 하지 않다 보니 제 삶의 힘든 부분을 전혀 모르고 있어서, 그런 부분을 얘기하기도 어색하고요. 그 친구에게 굳이 제 힘든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얘기해보니 전혀 관심 없이 듣고 자기가 더 힘들다는 식입니다.

전학을 자주 다녀서 학창 시절 친구가 별로 없는데 ‘죽마고우가 최고’라는 말을 들으면 위축되고, 늙어서 외로워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입니다. 지금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잘 지내는데도 말입니다.

A : 오래 알았다고 좋은 친구 아냐… 상호존중·가치관 공유해야

▶▶ 솔루션

오래된 친구가 반드시 좋은 친구가 되거나, 삶에서 중요한 존재는 아닙니다. 현재 친구 관계의 질과 상호 존중이 더 중요합니다. 학교 동창들과 연락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학창시절 인간관계가 없어서 속상한 마음은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하고, 막상 내 얘기를 들어주지도 않는다면 상호 호혜적이지 않은 관계로 보이며, 건강한 우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건강한 친구 관계라면 서로 지지하고 이해하고 서로의 필요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주고받는 것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의 의지가 되는 게 필요한데요.

나이가 들면서 가치관과 환경이 변화하고 오래된 친구들과 멀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대신 현재 관심사와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마도 답을 이미 알고 계실 텐데요. 오래 사귄 친구를 멀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에 그런 질문을 하신 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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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가 될수록 친구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학교나 직장 등 내가 원하든 아니든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친구라고 도움이 되는 게 아니며, 노년기에는 그때 당시 필요한 친구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노년기가 될수록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주거지 근처로 새로운 친구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처에 있는 친구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친척이나 오래된 친구 등에 집착하지 않고 앞으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방법을 고민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겠지만, 건강한 친구 관계를 만들려면 친구가 곁에 없어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도 없는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친구와도 잘 지낼 수 있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