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패딩 중고거래 사기에 활용된 가짜 네이버 사이트. 실제 페이지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교묘하게 꾸며놓았다. 독자 제공.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A 씨는 중고 패딩을 구매하기로 했다. 날씨는 날로 얼어붙어 가는데 새 상품을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네이버 중고거래 카페에서 만난 판매자는 ‘안전 거래’를 하자면서 웹사이트 링크를 보내왔다. 네이버와 결제 버튼까지 똑같이 생겼지만 이는 가짜 피싱 사이트였다. 입금을 마치고 뒤늦게 경찰에 피해를 신고한 A 씨는 “돈도 물건도 잃어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패딩 등 방한용품을 미끼로 내세워 중고거래 사기를 치는 피싱 사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사이트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교묘히 제작된 피싱 사이트로 안내해 돈을 빼돌리는데, 한 번 표적이 되면 물건 금액의 몇 배를 뜯기는 경우도 많다.

한 번 범죄의 대상이 되면 수수료를 다시 입금해야 한다는 등 갖은 핑계로 재차 결제를 요구해 당초 물건 금액의 수 배를 빼앗기기도 한다. A 씨는 “수수료 800원을 다시 결제해야 물건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패딩값에 수수료를 더한 금액을 다시 결제했다. 3번째 결제를 요구받고 나서야 사기임을 눈치 챈 A 씨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초 42만 원 짜리 패딩을 사려던 A 씨에겐 그 2배인 84만 800원의 피해액이 남았다.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A 씨가 입금했던 계좌로 66건의 피해신고가 들어왔다. 피해 규모는 약 9000만 원에 달한다. 피해 물품엔 패딩, 목도리 등 방한 용품이 다수였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도 판매자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가짜 사이트에 접속했다. 13만 원 짜리 패딩을 구매하려던 B 씨 역시 몇 번의 재입금 과정을 거치다 패딩 가격 4배에 달하는 52만 원의 피해를 보게 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고거래 사기꾼들은 패딩 등 계절에 따라 소비자가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제품을 노리고 미끼를 던진다”며 “당국이 중고거래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 등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수한·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