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결과 등으로 정국 반전의 호기를 맞았지만, 한동훈 대표의 ‘당원 게시판 비방글 논란’으로 자중지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 900여 건을 올렸다는 의혹이 2주가량 이어지면서 당내 중진들도 한 대표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당 대표를 지낸 5선 중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표가 부인, 모친, 장인, 장모, 딸에게 물어 본인들이 쓴 글이 맞는지 확인한 후 그 결과를 밝히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며 "가족들에게 물어보면 될 일인데 왜 수사기관에서 가족을 수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것은 한 대표의 참신성과 도덕성을 높게 평가했던 점에 기인했을 것"이라며 "많은 당원과 국민이 의아해하는 당원 게시판 사안에 관해 당당하게 밝히고 숨김없이 당원과 국민께 알리는 것이 ‘오천만의 언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의 가족에게도 당연히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서도 "여당 대표의 가족이 당당하지 못하게 익명성의 커튼 뒤에 숨어 대통령 부부를 여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비판하는 것이 도덕적인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불법이 아니다’고만 계속 우기면, 고의로 논점을 회피하면서 뭔가 숨기려 한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도리어 키우며 내부분열을 부추기는 ‘동문서답’은 변화와 쇄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25일 이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사건 판결이 선고되기 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며 "하루빨리 게시판 문제로 인한 당내분열을 종식해, 이 대표 범죄에 대한 단죄라는 천재일우의 시기에 우리 당이 일치단결해 변화와 쇄신을 주도하면서 국민 지지를 회복하는 데 당력을 모으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22일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한 대표께서 ‘내부 분란을 일으킬 필요 없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지금 당원 게시판 문제를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윤계 5선 중진인 권성동 의원도 앞서 19일 CBS 라디오 에서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당내 갈등이나 당정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정 화합이라든가 당내 화합을 위해서 하루빨리 당무감사를 통해서 이 문제가 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