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CBS 라디오 캡처).

음주운전으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고 대통령실에 복귀해 논란이 일었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낸 데 대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일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입장문을 내고 그럴 게 뭐가 있느냐. 그냥 사의 표명하는 게 다 기사가 났었는데”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강 선임행정관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이 그만둬야 할 때라고 판단이 서서 사직했다”며 기자들에게 사의를 밝혔다. 또 “제가 지금까지 본 분 중에 가장 자유대한민국을 걱정하시고 사랑하시는 분은 대통령님”이라며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김 교수는 “예전에 왕조시대에도 충신과 간신이 있는데, 간신은 끝날 때까지도 충신인 척 하는 경향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자신으로 인해서 우리 정부에 얼마나 많은 정치적 부담이 있었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서 대통령과 집권 세력에게 많은 부담을 줬다고 한다면 그런 식의 입장문을 내는 것조차 부적절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입장문이) ‘아무튼 저 지금도 충성하겠습니다’ 이걸 이야기하는 것 말고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유력 정치인이나 장관급이 아닌 공직자가 사의를 표명하며 입장문을 발표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김 교수도 “(강 선임행정관이 입장문을 낸 것은) ‘오버’다”고 덧붙였다.

강 선임행정관은 지난 2022년 7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되며 불거진 이른바 ‘체리따봉 논란’ 당시 이름이 등장한 바 있다. 강 선임행정관은 지난 6월 서울 한남동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800만 원의 약식판결을 받기도 했다. 강 선임행정관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 면담에서 정리를 요구한 이른바 ‘한남동 라인’에 포함된 인사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