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중근 의거 처음 심문한 기록
일본 외교관 회고록 국내 첫 공개

안중근(위 사진) 의사의 하얼빈 의거 이후 심문 기록을 담은 일본인 외교관의 회고록 전문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된다. 22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안 의사의 의거 115주년을 맞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그를 최초로 심문한 일본인 외교관 오노 모리에의 회고록(아래)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크게보기

회고록에는 안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의거 후 하얼빈 일본총영사관으로 압송돼 심문받은 내용이 담겼다. 해당 회고록에 따르면 안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동기를 묻자 “한국을 망친 역적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왼손 약지를 자른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원래 북한국의 산 사냥꾼이었는데, 그 당시 토끼를 요리할 때 실수로 손가락을 잘랐다”며 ‘단지동맹’ 동지들을 보호하기 위해 허위 답변을 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주화 안중근의사기념관 학예부장은 “하얼빈 의거 직후인 1909년 10월 27∼29일의 공백을 메워주는 자료”라며 “체포 직후 상황과 심문 과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고록은 앞서 지난 3월 국내 컬렉터인 최영호 82갤러리 대표가 일본 경매에 나온 자료를 구매한 것으로 이후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탈초(초서를 읽기 쉽게 바꿔 씀)와 번역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현재 전시 중인 특별전 ‘안중근 서(書)’의 전시기획이 소개된다. 전시에서는 일본의 류코쿠대학이 소장한 안 의사의 유묵을 볼 수 있다. 특히 그 가운데 그가 독립에 대한 염원을 담아 쓴 유묵 ‘독립’은 중국 뤼순 감옥의 일본인 간수에게 써 준 글씨로 국내서 공개되는 것은 2009년 전시 이후 15년 만이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