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울산 공업탑로터리 전경. 울산시청 제공

울산=곽시열 기자



교통사고로 악명 높은 울산 공업탑로터리가 도시철도(트램) 개설을 계기로 회전형에서 평면형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로터리 내부에 있던 울산의 상징 공업탑도 57년 만에 철거 및 이전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21일 ‘도시철도 1호선 건설대비 사전 교통체계 효율화 방안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도시철도 1호선 건설에 대비해 교통 혼잡 해소와 안전 강화를 위해 현재 회전형인 공업탑 로터리를 평면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날 보고회는 울산시와 경찰청, 전문가들로 구성된 도시철도 1호선 교통 분야 실무 전담팀(T/F) 위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중간보고 결과에 따르면 공업탑 로터리는 최근 3년간(2021~2023) 15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87%(132건)가 진입 회전 사고로, 로터리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다.

또 지난 2021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3년간 공업탑 로터리에서 발생한 보험금을 노린 고의 교통사고 건수가 모두 43건으로 전국 교차로 중 가장 많았다.

용역팀은 현 로터리 체계를 유지한 채 트램 도입 시 로터리 내부 대기공간 감소, 신호 혼란, 차량 간 엇갈림 심화로 교통체증과 사고 발생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트램 통과 시 모든 접근로에서 적색 신호를 운영해야 해 교통 지체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용역팀은 접근로의 방향별 교통량을 고려한 최적의 5지 평면교차로 개선안을 제시했다.

평면교차로 개선안을 적용하면 퇴근 시간대(오후 6~7시) 차량 지체도가 기존 246.2초/대에서 173.8초/대로 약 29.4%(72.4초/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업탑 로터리가 평면화될 경우 내부에 있던 울산의 상징 공업탑도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문화계 관계자와 시민 등을 대상으로 다음 달 중 토론회를 개최, 이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다. 이전 여부에서부터 이전 장소 등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공업탑은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높이 25m 규모로 1967년 4월 세워진 울산의 랜드마크이자, 한국 근대화와 산업화의 상징물이다. 공업탑은 이곳을 지나는 5개의 간선도로가 만나는 공업탑로터리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트램 도입과 공업탑 교차로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경찰청 및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2029년 개통 목표로 신복로터리~태화강역 11㎞ 구간에 트램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