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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마르쉐 햇밀장 ‘라당스 빵’

올해로 9년 차에 접어드는 마르쉐의 ‘햇밀장’에 대한 열기와 관심이 점점 커져 가는 듯합니다. 여름은 밀이 수확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농부와 제분소 그리고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만들어 낸 우리 밀 빵과 면 그리고 다양한 여름 채소와 과일, 농작물을 한데 만날 수 있는 마르쉐 햇밀장이 열렸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함께 추는 춤, 햇밀 라당스(La Dance)입니다. 빵 한 덩어리를 완성하기 위한 반복되는 햇밀의 협력과 움직임이 앙리 마티스의 그림 속, 손을 마주 잡고 움직이는 춤을 연상케 한다고 해 붙인 타이틀입니다. 그렇죠, 인간은 서로의 도움을 통해 많은 것들을 이뤄내고 나눌 수 있습니다.

햇밀장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었습니다. 사전 진행된 워크숍 외에도 가장 눈에 띈 전시와 시식 프로그램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올해 비슷한 시기에 수확한 10가지 밀의 묶음을 ‘라당스 밀’이라고 칭하고 ‘오가그레인’에서 통밀 100%로 맷돌 제분을 한 후 ‘디토’의 권동현 베이커와 전부전 베이커, ‘브레드 메밀’의 최효주 베이커와 전 ‘햄블린 베이커리’의 헤드 베이커였던 고민경 베이커가 빵으로 만들어 선보였습니다.

이번 라당스 밀을 구성한 밀의 출처와 종류는 이러합니다. 제주자연농원의 고광표 농부는 검정밀을, 이철규 사과의 이철규 농부님은 경기참밀을, 볍씨학교에서는 금강밀을, 농사짓는 목수 임태희 농부는 백강밀을, 씨락간 김남수 농부는 남도참밀을, 무일농산 성종걸 농부님은 아리흑밀을, 양평농업기술센터 채종포 농부는 양평참밀과 황금알밀을, 더불어농원 권태옥·신두철 농부는 새금강밀을 재배, 수확했습니다. 이러한 수확의 성과는 농부들의 종자에 대한 뚝심과 정성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오가그레인과 양평농업기술센터의 협력 또한 크나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빵 두 조각과 생들기름, 오디 농축액, 버터를 곁들인 라당스 빵 한 접시를 사전 신청해 5000원의 비용으로 시간대별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스몰 바치 스튜디오가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전시와 시식이 자연스레 어우러진 아주 멋진 그림이었습니다. 이 외에 로컬밀 작업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던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되었습니다.

한국 ‘더벨로’의 반영재 베이커와 영국 전 ‘햄블린 베이커리’의 헤드 베이커 고민경 베이커 그리고 일본 과자공방 ‘푸드무드(FOOD MOOD)’의 나카시마 시호 씨가 서로의 작업 내용과 특징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토크 프로그램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전북 익산의 그라운드 베이커리의 박정원 베이커와 충북 음성 ‘까뮈 브레드’의 박민우 베이커가 우리 밀로 크루아상을 만드는 작업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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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빵도 있지만, 우리나라 땅에서 자라고 수확된 우리 밀이 더 많은 창작자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제로 움직이는 마르쉐의 활동과 열정 덕분에 오늘 성수동 행사장을 꽉 채운 관람객, 소비자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습니다. Marcheat.net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