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윤종(앞줄 왼쪽 네 번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원장이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공동으로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K-조선 초격차 기술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EIT 제공

■ KEIT, 글로벌 수요 맞춤지원 성과

韓선박 1분기 수주액 세계1위
LNG·암모니아선 100% 따내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 대응
‘미래형’ 고부가가치 선박 집중

올해도 55개 과제 752억 투입
“경쟁력 한 차원 더 끌어올릴것”

‘조선업 새 역사 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개발(R&D) 전문기관인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국내 조선산업 R&D 지원이 ‘K-조선 르네상스 재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KEIT는 정부와 함께 국내 조선업의 글로벌 리더 도약을 위한 초격차 확보와 친환경 전환을 위해 미래형 조선산업 기술을 중심으로 R&D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조선’ 중국 앞지르며 세계 1위 탈환=29일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선박 수주액은 136억 달러로 중국을 제쳤다. 이를 통해 국내 조선업은 세계 선두 지위를 되찾았다. 국내 조선소는 1분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인 LNG선 29척과 암모니아선 20척을 100% 수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18일에는 국내 조선소가 건조한 500번째 대형 LNG 운반선이 미국 JP모건에 인도됐다. 우리 경제 부흥을 이끌던 조선업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교역량 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긴 침체기를 겪은 지 10년 만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산업이 부활을 넘어 친환경 기술개발로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밸류업(Value-up)기술’ R&D 지원=경기 부진뿐 아니라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는 어떤 면에서 보면 또 다른 위기 요인이었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끊임없는 R&D로 글로벌 시장 수요에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LNG 운반선과 LNG 터미널 등 고부가가치형 기술개발에 집중해 왔던 노력이 탄탄한 기술력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고객사의 친환경·연비절감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 초격차를 이뤄냈다. 산업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KEIT의 R&D 지원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KEIT는 친환경 전환·연비절감을 위한 초격차 기술개발을 목표로 R&D를 지원해 왔다. KEIT 관계자는 “LNG 운반선 및 추진선이라는 고부가가치 선박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미션을 달성할 수 있었던 동력은, 미래형 선박 건조 목적의 초격차 R&D를 향한 조선업계와 정부·KEIT 간 협업에 있었다”고 말했다.

◇연비절감 공기 윤활 장치 등 고부가 기술개발 결실=최근 LNG 운반선 수출 500호 신기록 역시 정부가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한 결과다. LNG 운반선은 영하 163도의 초저온 액화가스를 안전하게 이송하는 선박이다. 단 9개 국가에서만 건조했을 정도로 기술적 난도가 높다. 척당 3000억 원이 넘는 고부가 선박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680척이 운항 중인데, 이 중 4분의 3이 우리나라에서 건조됐다. 국내에서 건조 진행 중인 선박도 256척에 달한다. 전 세계 LNG 추진선은 2028년 1006척으로 2022년보다 1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성장이 빨라지고 있는 LNG 추진선 시장에서 정부와 조선업계는 기술개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LNG 연료 공급 최적화를 위한 새로운 연료공급시스템 개발 및 실증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고속선에 5.8%의 연비를 저감할 수 있는 공기 윤활 장치를 설치해 지난 한 해만 20척의 선박을 수주한 성과도 냈다. 공기 윤활 장비를 컨테이너선 혹은 LNG 운반선 등 고속선에 탑재한 사례는 세계 최초다. 앞으로도 고객사들로부터 연이은 수주가 예상된다.

◇올해 미래 친환경 선박 R&D, 55개 과제 752억 원 투입=KEIT는 올해도 조선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산업계 수요를 반영해 R&D 과제를 지원한다. 미래 친환경 선박의 세계 선도기술 확보를 위해 총 55개 과제에 752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암모니아·수소 등 무탄소 연료 추진 시스템 및 관련 선박 기자재 개발 △저탄소 선박의 고도화를 위한 전기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10종 및 메탄올 추진선 핵심기자재 등을 신규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조선산업의 지능화, 친환경화 및 자동화 기술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윤종 KEIT 원장은 “다시 찾아온 조선산업의 슈퍼 사이클을 기회로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리고 글로벌 해양 운송의 친환경 전환을 가속할 수 있도록 미래형 조선산업 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