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단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한동훈 ‘숨가빴던 24시간’

전의교협과 비공개 간담회 개최
韓 “건설적 대화 중재 요청 받아”
이후 尹대통령 협의체 구성 지시
여권내 “본격 대안마련” 목소리

야권선 “총선용 기획” 날세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충돌 양상인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중재자로 나섰다. 현장 이탈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처분 시한이 임박한 것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의 유연한 입장을 끌어내는 한편, 집단 사직 가능성을 열어둔 의대 교수들과도 마주 앉았다. 대립의 핵심인 2000명의 의대 정원 증원은 여전히 정부의 입장이 강경하지만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 조심스럽게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조규홍(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의료계와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제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고, 국민 건강이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가 정책을 잘 추진해줄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필요한 대화의 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한 위원장의 전날 행보를 계기로 의료대란 국면이 전환점을 맞이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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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7일을 남겨놓은 지난 24일 한 위원장은 최근 유리하지 않은 판세 속에서도 유권자들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오후 4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으로 간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간 건설적 대화를 중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저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답변드렸다”며 정부와 의료계 간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후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의대 증원 규모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 등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정부와의 협의체에서 풀어내려면 사태의 핵심을 잘 이해하고 정치력을 발휘할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며 “의사 출신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 의과대학 교수인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위원장이 적임자”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최근 “의료계에서 제안된 10년 동안 1004명안 등 단계적 증원 방안을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한 위원장의 중재에 대해 야권에서는 ‘총선용 기획’이라고 잘라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의사 때리기를 통해서 뭔가 정부가 일한다 이런 이미지를 만들고 나중에 대폭 의사 단체에 양보해서 문제를 봉합하는 방식으로 당이 수습하려고 하는 것이 애초에 시나리오였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