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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가 엇갈리는 ‘조용한 공천’

공천방식 미정 지역구 77곳 중
현역의원 재도전하는 지역 23곳
기득권 누리며 ‘현역불패’ 예고
현역 34.5%는 이미 본선직행

일각 “잡음 없지만 감동도 없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공천과 관련해 현역 지역구 의원의 공천배제(컷오프) 대상을 공개하지 않는 등 ‘공천 잡음 최소화’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21일까지 지역구 164곳에 단수추천·우선추천(전략공천)·경선 등의 방식을 정했지만, 컷오프 대상으로 공개된 현역 지역구 의원은 ‘0명’이다.

여당 내 영남 지역구 의원들이나 중진 의원에 대한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3선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제외하면 영남·중진의 쇄신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당 안팎에서 “잡음은 적지만 감동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위적인 물갈이’ 대신 ‘경선을 통한 국민공천’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체지수 하위 10%뿐 아니라, 권역별 하위 10% 초과~30% 이하 대상자에 대해 경선 득표율에 대한 감산 폭이 크기 때문에 현역이라고 해도 경선에서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컷오프에 따른 현역 의원의 탈당 등 잡음이나 ‘쌍특검 표결’을 앞둔 상황에서의 이탈표 관리 등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까지 공천 신청자가 있는 지역구 242곳 중 현역 의원이 단수공천을 확정한 곳은 36곳이다. 당의 요청으로 지역구를 옮겨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은 중진 의원도 3명(서병수·조해진·김태호 의원)이다. 국민의힘 전체 현역 의원 113명 중 34.5%는 본선 티켓이 확정된 것이다. 현역 의원을 포함해 경선을 치르는 곳은 31곳으로, 이 중 현역 의원을 포함해 3명의 후보가 경선하는 곳은 7곳, 4명이 경선하는 곳은 1곳이고, 나머지는 양자 경선이다. 공천 방식이 정해진 지역구의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현역 의원은 39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영남권 현역 의원에 대한 재공천율이 역대 총선 중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영남 지역의 현역 교체 비율은 약 53% 정도였다. TK 지역만 떼 놓고 보면 20대·21대 총선 모두 60% 이상의 높은 현역 교체 비율을 기록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1대 총선 공천 당시 ‘물갈이’보다 ‘채우기’가 문제였다는 비판이 많았다. 잘못 채워진 사람들을 그대로 안고 가면 총선은 이길 수 있어도, 22대 국회에서의 원내 전투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 공관위가 면접한 곳 중 공천 방식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나머지 지역은 77곳이고, 이 중 현역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낸 곳은 23곳이다. 공천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곳 중에 교체지수 하위 10%의 컷오프 대상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오후 비공개로 회의를 열어 공천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지역에 대해 추가 논의를 벌일 예정이어서 회의 결과에 따라 컷오프 대상 현역 의원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