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축협 조합장이 지난해 9월 식당 내부에서 직원들을 폭행하고 있는 장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들고 직원들을 향해 휘두르고 있다. 채널A 보도화면 캡처

부당한 시간 외 수당 반납 지시
남성 직원 성적 굴욕감 주는 행동도


술에 취해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던 60대 여성 축협 조합장이 구속됐다. 이 조합장은 신발을 벗어 ‘풀스윙’으로 직원을 때리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직원에게 폭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하게 받은 시간 외 수당의 반납을 지시하는가 하면 남성 직원들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기도 했다.

순창경찰서는 18일 폭행 및 강요 등 혐의로 순정 축협 A 조합장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조합장은 지난해 9월 순창군의 한 식당에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직원들을 때리고 ‘사표를 안 쓰면 가만 안 두겠다’는 등의 폭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A 조합장의 만행은 식당 내 CCTV 영상을 통해서도 나타났다. A 조합장은 식당에 서서 남성 직원 2명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갑자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직원들을 향해 휘둘렀다. 이를 말리던 다른 남성 직원에게도 신발을 휘둘러 폭행했다. 피해를 당한 직원들은 지난해 9월 A 조합장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되자 고용노동부는 전북지방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팀을 구성, 순정 축협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폭행·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노동행위 등 18건의 위법 사항과 2억600만 원의 임금체불이 적발됐다.

노동부는 A 조합장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장례식장에서 만난 직원을 3차례 폭행하거나 다수의 직원에게 “네가 사표 안 내면 XX 내가 가만 안 둘 판이야” “나 보통 X 아니야”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A 조합장은 직원들이 정당하게 받아 간 시간 외 수당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남성 직원과 악수를 한 후 수차례 손등을 문지르기도 했다.

이런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순정 축협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A 조합장의 해임 투표를 진행했지만, 해임에 필요한 투표 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무산됐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