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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의 ‘잘못된 선택’

방승배 기자
방승배 기자
  • 입력 2023-12-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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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배 정치부 부장

경찰대 1기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을 당시 아주 잘나가는 인물은 아니었다. 동기생 중에서 경찰대 수석 입학·졸업을 하고 임관한 뒤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낸 이강덕 포항시장 등의 그늘에 늘 가렸고, 잘나가는 동기들이 ‘큰 무궁화’를 달고 있을 때 여전히 ‘작은 무궁화’를 견장에 붙이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 황운하는 특별히 수사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일선 경찰서 형사과장을 하던 오래전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성동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시절이던 1999년 6월 그는 서울지검 동부지청에 파견된 경찰관 5명의 원대 복귀를 명령했다. 검찰이 경찰관을 협조공문 없이 구두 요청만으로 차출하는 당시로서는 관행을 깨며 검찰에 맞선 일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경찰 황운하는 늘 검찰에 맞섰고, 경찰청 수사개혁단장 등을 거치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앞장서 온 상징적 인물이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 조직 내부는 물론 경찰을 출입하는 기자들 중에서도 그를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그는 아마도 울산지방경찰청장(치안감)을 경찰 신분으로는 마지막 보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2018년 6·13 지방선거는 다른 꿈을 꾸게 한 기회였을 것이다. 당시 울산시장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전 시장을 지자체장에 당선시킬 목적으로 청와대는 ‘하명수사’를 지시했고 그는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겼다. 그는 이후 고향인 대전지방경찰청으로 ‘금의환향’했고, 고향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하명수사’ 사건 기소 3년10개월 만에 끝난 1심 재판에서 그는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청와대로부터 정보를 넘겨받은 황 의원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인사 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고, 송 전 시장은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했다고 재판부는 적시했다.

그는 의정 활동 기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검찰에 맞섰던 경찰관 이력을 바탕으로 ‘검수완박’ 본색을 드러냈고, 당 권력의 중심부에서 온기를 누렸다. 그는 1심 판결을 받은 자신의 처지를 예수에 비유해 논란을 더 키웠다. 황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사의 나라에서 검찰 권력과 맞서 싸우는 길을 선택한다는 건 견디기 어려운 혹독한 고난의 길임을 각오해야 한다’면서 ‘가시면류관을 쓰고 채찍을 맞아가며 십자가를 메고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울산시장선거 하명수사 사건을 “선거제도와 참정권을 위협한 중대범죄”라고 질타했다. 재판 지연으로 그는 국회의원 임기를 다 채우는 행운도 누렸는데 반성은 없었다.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그에게 민주당이 다음 선거에 공천을 줄지는 모르겠다. 2016년 경무관이었던 그는 당시 SNS에 강신명 경찰청장을 정권의 눈치만 본다는 뜻으로 ‘정권의 푸들’이라고까지 비판했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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