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위증교사 사건을 둘러싸고 위증 당사자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고 김병량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모 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신속하게 재판을 받고 싶다는 취지로 의견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최근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도 다른 재판과 병합에 반대하며 신속한 재판을 원한다는 의견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증교사 재판과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재판을 두고 검찰은 신속한 재판을 위한 별도 진행을, 이 대표 측은 병합을 주장하는 가운데 김 씨의 입장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김용식)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수사팀에 “내 혐의 유무에 대해 빨리 결정이 났으면 좋겠다. 신속하게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취지로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위증교사 사건을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 재판과 병합하지 않고 별도로 진행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최근 김 씨는 13일 위증교사 사건과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개발 사건 재판 병합 여부를 논의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김동현)의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하고 병합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도 제출했다고 한다.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씨는 병합 반대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위증교사 사건과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 재판 병합 여부를 두고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위증교사 사건은 이미 병합된 지자체장 인허가를 이용한 토건비리 의혹인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과 관련성이 없는 만큼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동일인의 사건인 경우 형법상 병합이 원칙이고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도 병합이 필요하다고 맞선다. 중앙지법은 13일 위증교사 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위증교사 사건과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과 병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중앙지법 형사 33부에서 받고 있는 재판은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 개발 사건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위증교사 사건 네 건으로 위증교사 사건을 제외한 세 건은 이미 병합됐다. 만약 위증교사 사건이 다른 세 건과 병합될 경우 1심 선고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반면 위증교사 사건이 병합이 되지 않고 별도 재판이 진행될 경우, 사건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만큼 내년 초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대표가 김 씨에게 수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위증을 요구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존재하고, 지난 9월 이 대표 영장을 기각한 판사도 “위증 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만큼 유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위증교사 사건을 병합할 경우, 1심 선고까지 2~3년이 걸리며 재판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신속한 재판을 통해 당사자들의 혐의 유무에 대해 법원이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