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박수치는 민주당 김수흥(둘째 줄 왼쪽 첫 번째)·주철현(〃 두 번째)·이학영(〃 세 번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기뻐하는 박수를 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이재명 회생에 ‘파상공세’

홍익표 “한덕수 총리 해임이 협치시작”
장경태 “검찰 조작수사 특검받아야”
정청래 “이재명 직인 공천장이 총선승리”

‘한동훈 파면’ 의원 전원 입장문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에 윤석열 정부로 모든 화살을 돌리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는 한편, 내부 결속을 다지는 전열 정비에 나섰다. 이 대표는 복귀 후 친명(친이재명) 체제 공고화에 나설 방침으로 체포동의안 ‘가결표’ 색출로 비명(비이재명)과의 전면전에 나설 경우 계파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정부와 검찰 수사를 규탄하고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싣는 강성 발언이 쏟아졌다.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정치검찰을 동원해 무도하게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려고 한 무리한 수사가 법원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법원의 결정은 정치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권한 남용에 대한 심사이자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직인이 찍힌 공천장이 총선 승리를 부르는 나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검찰의 조작수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별검사를 받길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입원 중이던 녹색병원으로 돌아가면서 최고위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최고위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 조치를 촉구하는 의원 전원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결의를 다졌다. 이 대표의 ‘구속 리스크’ 탈피로 기세를 잡은 모습으로, 이날 의총 분위기는 의원들의 환호가 쏟아지는 등 총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정부·여당의 국회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협치를 기대할 수 없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에 대한 존중을 표해달라, 그것이 여야 협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과 폭주를 멈춰 세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구속 리스크를 탈피하면서 당장 정부·여당으로 포문을 돌렸지만 체포동의안 ‘가결표’ 사태 처리 문제가 남아 있어 물밑에선 계파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구속 여부와 관련 없이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친명계는 가결표 색출로 징계에 나서야 한다며 정면 충돌했다. 비명 5선 이상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당 전열을 재정비하고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 이재명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2선 후퇴를 시사했다. 김종민 의원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매주 재판을 나가야 해서 총선 때 당에 안 좋겠다 싶으면 새로운 판단을 한번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친명계는 가결파 징계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친명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국민의힘 힘을 빌려서 당대표를 끌어내리려고 했던 차도살인”이라며 “배신의 정치고 용납하지 말아야 될 정치”라고 비판했다. 당 내홍 수습 방안에 대해서는 “가결파들을 색출해서 징계를 해야 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 대표는 현영희(2012년)·하영제(2023년) 의원에 이어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으나 구속을 피한 세 번째 현역 의원이 됐다. 검찰이 법원의 기각에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례는 아직 없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