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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폭발적 성장 ‘AI 시대’… 기술 넘어 ‘기준’ 잡아야 살아남는다

노성열 기자
노성열 기자
  • 입력 2023-09-19 11:49
  • 수정 2023-10-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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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 (1) 세계는 ‘표준경쟁’중

유엔 국제 감시기구 창설 추진
美·유럽 등 본격 제도화 나서

챗GPT 수개월만에 급속 확산
빅테크 경쟁속 부작용도 커져

성능전쟁 아닌 공존 논의 시작
이통 CDMA처럼 표준 선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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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인공지능(AI)이 원본과 구별되지 않는 가짜 글, 그림, 음악을 무한대로 창조하면서 저작권과 개인정보 침해, AI 편향 및 양극화 등 세계가 ‘테크노 디스토피아’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주요국은 AI가 인간 사회의 윤리와 법 등 규범을 준수하도록 길들이는 ‘AI 제도화’에 착수했다. 산업적 제도화(표준)와 사회적 제도화(정책·법)로 나뉜다. AI 표준과 AI 법규를 선도하는 국가만 21세기 강국으로 살아남는다. 문화일보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표준과 법·제도를 선도하는 ‘AI 모범 국가’로 올라서기 위해 어떻게 사회 제도를 재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보는 대형 연재물을 시작한다.

주요국 정부가 “인공지능(AI) 스톱(Stop)”을 외치며 본격 규제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이 AI 규제의 표준과 모범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유엔과 미국 등에서는 폭주하는 AI에 제동을 거는 정책을 연속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련 법령과 규제 마련에 나서야 하며, 대외적으로는 AI 산업의 국제표준을 만드는 작업을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이동통신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처럼 한국형 글로벌 표준으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9일 정부와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유엔은 위험물질인 핵 개발을 규제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사한 형태의 ‘AI 감시기구’를 창설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미국도 생성형 AI의 답변에 제조사가 책임지도록 하고, 유럽연합(EU)은 수사 등 고위험 영역에는 AI를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한 AI 법안을 올해 말 의회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AI 경쟁이 기술 개발에서 규칙 확립 및 표준 선점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생성 AI의 일상 침투로 사회적 충격과 부작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챗GPT의 시장 진입 후 불과 10개월 만에 AI 제도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가짜 뉴스는 물론, 합성 이미지 포르노와 무단 도용 저작물들이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넘쳐나고 있다. 작가·배우·만화가들은 자신의 원본을 ‘학습’한 AI 페이크가 정당한 대가 없이 무한 배포되고 있다며 파업을 벌였다. 1차 AI 충격(2016.9 알파고) 때만 해도 제한된 영역에서 전문가를 능가하는 성능에 감탄해 ‘바둑 말고 다른 분야에서 누가 더 빨리 인간을 이기나’의 전문성 겨루기에 그쳤다. 하지만 2차 AI 충격(2022.11 챗GPT)은 인간과 대화를 나누며 글·영상·소리 등 일상 콘텐츠를 ‘창조’하는 보편적 능력 때문에 보통 사람의 삶 속 직장과 가정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AI 경제’ 시대에 기업들은 구텐베르크 활자 혁명과 맞먹는 생성 AI 충격 속에 살아남기 전쟁으로 돌입했다. 첫 등장 후 수개월 안에 MS·구글·애플·엔비디아·바이두 등 글로벌 빅테크는 시장 주도 싸움을 벌이고, 국내도 LG·네이버·카카오 등이 한국형 생성 AI를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표준과 법·정책이 정비되지 않아 각개약진하는 춘추전국 시대에 머물고 있다. 결국 기술보다 AI 제도를 먼저 정비하는 국가가 AI 강국이 되는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이제 AI는 성능 경쟁이 아니라 ‘인간 사회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로 논의의 축이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AI 표준 전략이 미국과 유럽의 AI 제도 중간형으로 현명하게 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미국은 AI 빅테크의 경쟁력을 국가 핵심역량으로 유지하기 위해 육성에 진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AI 표준 서비스에 포획된 유럽 국가들은 AI 기술을 규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중국은 AI 표준을 자국의 기술 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 도구로 보고 국제표준기구 회의 등에서 채택 활동을 강화하는 중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과학기술 동맹을 최대한 활용하되, 미국과 중국 모두에 패권적 거부감을 가진 제3세계 국가에 제3의 대안이 될 AI 표준 모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동남아·중동 국가들은 미국, 중국 패권국보다 한국의 틈새 AI 기술 전수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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