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82년 지하철 2호선 개통 때 만들어진 1000여 평 규모의 서울광장 지하 공간. 서울시청 제공

지하2층 3182㎡ 콘크리트 공간
8일 시민 프로그램 통해 개방
활용 방안 아이디어 공모 진행

서울시가 중구 서울시청 앞 1000여 평의 잔디광장 아래 비밀스러운 공간을 40여 년 만에 공개한다.

시는 지하철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지하 2층 미개방 공간을 시민들에게 오는 8일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서울광장 지하 13m에 폭 9.5m, 높이 4.5m로 조성된 콘크리트 공간은 지하 1층 시티스타몰 상가와 지하 3층 지하철 2호선 선로 사이에 위치해 있다. 시티스타몰과 을지로입구역 대합실 사이에 있는 장난감도서관에 이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총 길이 335m, 3182㎡ 규모인 이 공간은 지난 1982년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며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지만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지하 공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환기시설 등 기반시설을 새로 조성해야 해서 그동안 버려진 공간으로 남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 공간을 지하철 2호선 공사 후 남겨진 모습 그대로 시민들에게 공개하며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활용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오는 8일부터 23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하루 4번씩 ‘숨은 공간, 시간 여행:지하철 역사 시민탐험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청·시티스타몰·지하 2층 숨은 공간·시청역·도시건축전시관 등을 약 1시간 돌아보는 것으로, 지하 2층 숨은 공간에서는 종유굴 천장에 고드름같이 달려 있는 석회석인 종유석을 볼 수 있다.

시는 지하 공간 위에 만들어진 근대 배수로에서 새어 나오는 물이 지하 공간에 스며들어 종유석이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탐험에는 해설사가 동행해 지하 공간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는 또 10월 10일까지 ‘숨은 공간, 숨 불어넣기:지하철역사 상상공모전’을 진행한다. 시는 공모전을 통해 서울광장과 지하 공간의 수직 연결 방안을 비롯해 시청역∼지하 공간∼을지로입구역을 수평으로 연결하는 방안, 독창적 지하 공간 조성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지하 공간 개발에 앞서 환기·채광·피난 등의 시설과 안전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