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가족 수사 영향” 분석도
이화영, 25일 재판서 진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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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사진)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지 약 10개월 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면서 심경 변화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판을 통해 객관적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도 법정 증언을 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신의 측근과 가족들이 수사를 받는 상황도 심경 변화의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지사는 최근 여러 차례 검찰 소환을 받으면서 이 대표와 대북송금 의혹의 연결점을 부인하던 입장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최근 이 전 부지사로부터 “이 대표에게 ‘쌍방울 측이 북한에 이 대표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낼 것 같다’고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이 전 부지사로부터 “2019년 2월 미·북 정상의 ‘하노이 회담’ 이후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요구로 이 대표(당시 경기지사) 독자 방북이 추진됐다”며 “정 전 실장이 ‘대북제재가 심해질 텐데 이 대표 방북으로 성과를 내보라’고 했고, 이후 상황은 정무회의에서 공유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복수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6월 이후 법정에 나온 국가정보원의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내부 문건’과 현직 국정원 김모 씨의 증언이 이 전 부지사 진술 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지난 5월 이 전 부지사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북측 인사에게 스마트팜 사업비를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지급했다는 내용을 국정원에 다 보고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법정 증언을 거부하던 김성태 전 회장도 입장을 바꿔 6월 증인 신문에 응했고, 이 대표를 위해 방북 비용 등을 대납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최근 수사팀은 이 전 부지사 측근인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신모 씨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으로 구속하고, 이 전 부지사 아들도 뇌물 혐의 공범으로 입건하면서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25일 예정된 재판에서 공개적으로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부지사가 공판에서도 변경된 진술을 유지하면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혐의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팀은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한 뒤 국회 회기를 피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