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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 정상화 첫걸음도 부패 엄단

  • 입력 2023-06-0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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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5년 동안 비영리민간단체의 수는 1만4049개에서 1만5115개로 늘었다. 비영리민간단체의 증가는 시민사회의 양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자체로서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양적 성장이 질적 성숙을 수반했던 것인지는 큰 의문이다. 국무조정실의 비영리민간단체 국고보조금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1조1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사업에서 1865건의 부정 및 비리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러한 부정과 비리는 두 가지 점에서 큰 우려를 자아내는 문제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첫째는, 국민의 귀한 세금이 오용됐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보조금의 회수, 추가 감사, 고발과 수사 등의 방식으로 바로 잡혀야 한다. 둘째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하는 문제다. 국고보조금 비리는 자칫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국민의 회의적 시각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시민사회 전반의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민간단체의 본령은 국가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공적 영역에서 국민의 삶 여러 국면을 윤택하게 하고 사회의 따뜻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국가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을 만들어 지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영리민간단체는 정부의 정책 추동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클래런스 스톤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권력을 통제적 권력과 추동적 권력으로 구분한다. 추동적 권력이란, 정책 목적을 위해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권력이다. 정부가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통제하는 권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간과 협력하고, 국민의 정책 순응을 이끌어 문제를 해결하는 추동적 권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사회 안전, 고령사회의 사회복지, 보육 등 많은 정책에 대해 정부 혼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부가 추동적 권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정권의 이념적 특성과 무관하다. 즉, 진보 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한 정책 추동력의 강화는 필요하다.

한편, 정부와 협력해 공익을 도모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기본적 필요조건이 있다. 정부와 함께 정책을 추동할 수 있는 것은, 단체 운영의 투명성과 나름의 전문성을 가지고 스스로 공공 가치를 구현하는 민간단체이지 관변단체가 아니다. 생존을 정부 보조금에 의지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관변단체는 정부의 외연을 실질적으로 확장해 정책의 성공 가능성을 키워주는 존재가 될 수 없다. 중앙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 의존적으로 공생하는 비영리민간단체는 정책 추동의 의미 있는 참여자가 되기를 스스로 포기한 존재이고, 더 나아가 시민사회의 양화를 구축하는 존재다.

비영리민간단체는 정부가 미처 놓치고 있는 공익을 일깨우고 그래서 국민에게 더 신뢰받는 존재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우선 부정하게 사용된 보조금에 대한 환수, 부패 행위에 대한 처벌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국고와 지자체 보조금의 투명한 집행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적·제도적 장치의 보완도 긴요하다. 아울러 비영리민간단체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부 활성화 등을 통한 재정적 지속 가능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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