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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개가 우선?…칠레 병원서 개 방사선 치료 논란

이용권 기자
이용권 기자
  • 입력 2023-06-0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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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기사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암환자 30여명 제치고 개 우선 치료 의혹
현지서 의료윤리 위반 지적 등 갑론을박



남미 칠레의 한 병원에서 사람에게 사용하는 암 치료기를 개에게 시행해 의료윤리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치료를 받기 위해 암 환자들이 30명 가까이 대기했는데, 개가 먼저 치료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엘메르쿠리오와 비오비오칠레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수도 산티아고 남쪽에 있는 로스리오스주 발디비아의 공립 병원에서 개 한 마리가 비강(코) 부위 종양 치료를 위해 선형 가속기(Linear Accelerator)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최근에 드러났다. 선형 가속기는 종양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선 용량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사선 의료 장비다.

논란은 선형 가속기 치료를 위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30명 가까운 암 환자 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커졌다. 관련 문제를 제기한 마리아 호세 가티카 베르틴 상원의원은 엘메르쿠리오에 "(병원에서) 퇴근 후 개를 돌봐주셨던 것처럼 주말에도 이 기계를 이용해 지독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돌봐주시길 부탁한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병원 측은 개가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진행됐으며, 진료 외 시간에 수행했다’는 해명을 했다고 보도했다.

의료단체는 즉각 반발 성명을 내고 "(주인이) 동물을 돌봐달라고 요청했다고 쳐도 동물병원이 아닌 이상 (병원) 관계자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며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로스리오스주 보건 분야 총책임자인 크리스티아 오헤다 역시 "보건 당국이 병원에 전달한 모든 허가 및 승인은 사람을 치료하는 걸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

칠레의 주요 소셜미디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이 엄마나 아빠보다 위에 있다는 건 부조리하다’라거나 ‘사람이든 개든 적절한 장소에서 치료받아야 한다’는 비난 여론부터 ‘함께 이용할 수 있다면 제도를 개선하자’는 제안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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