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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10명, 법무법인 선정
전깃줄 단선 관련 책임 물을듯

고성산불은 87억원 배상 판결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지난 4월 11일 강원 강릉에서 이재민 551명과 274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낸 산불의 원인이 강풍에 부러진 소나무에 의한 ‘전력선 단선’으로 추정되면서 그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 당국은 유사 사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전기 설비 주변의 위험 수목 제거에 나서기로 했다. (문화일보 4월 13일자 12면 참조)

5일 강릉시 등에 따르면 피해주민 210여 명으로 구성된 강릉산불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선정했다. 오는 10일까지 소송에 참여할 소송단을 확정한 후 이른 시일 내 법원 감정평가를 거쳐 구체적인 손해배상액 규모를 산정할 계획이다. 최양훈 비대위원장은 “강릉 산불 이후 관계기관이 전력선 주위의 나무 제거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한전이 그동안 전신주 주변 관리를 소홀히 해 산불 원인을 제공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019년 4월 강풍에 전력선이 단선되면서 발생한 고성·속초 산불도 책임 소재를 놓고 현재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1심 재판부는 법원이 지정한 주택과 임야 등 분야별 전문감정평가사의 피해감정 결과를 토대로 감정액의 60%인 87억 원을 한전이 이재민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선 한전의 과실, 과실과 산불 간 인과관계 여부가 쟁점이었던 만큼 강릉 산불 소송도 이에 대한 입증 여부가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강릉 산불은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전력선을 덮쳐 발생한 것으로 고성·속초 산불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수사당국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산림청, 한전,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기설비 인근 산불 방지를 위해 대규모 송전 선로가 통과하는 강원 영동 6개 시·군(속초·고성·양양·강릉·동해·삼척)을 전기설비 화재위험 집중 점검지역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