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팬덤 ‘개딸’(개혁의 딸)이 촉발한 당 내부의 불만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개딸과의 절연을 요구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당 쇄신 필요성을 역설한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고소·고발까지 난무하는 상황이다.

28일 민주당 국민 응답센터에 따르면,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청원만 5건이 진행 중이다. 이 중 6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한 청원인은 "이 의원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사람은 강성 지지층, 즉 자칭 개딸이 아닌 것으로 나왔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 의원을 당장 징계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 이 의원이 개딸로부터 테러를 당했다며 공개한 문자 메시지의 발신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을 두고 당내 혼란을 일으켰으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명계뿐만 아니라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개딸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지난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학생위원회 임원들이 고소·고발까지 당한 상황"이라며 "당이 잘못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스크리닝해 ‘명예훼손’이라는 식으로 고소·고발이 난무한 상황이라 20대 초중반이 감당하기에 다소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이 아니라 ‘법적 조치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든 것은 성희롱적 발언도 있었다"며 "요즘 문제가 되고 있다 보니 방식이 달라졌는데 비꼬는 듯한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며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결의안 채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이름을 팔아서 호가호위(狐假虎威·남의 권세를 빌려 위신을 부림)하려는 정치인들은 좀 끊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청년이니까 보호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대학생위원회를 향한 공격이나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공격을 막거나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드린 말씀은 사실 당내 민주주의 환경을 개선해 보자는 데 취지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청년 정치인들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 코인 논란 등 연달아 악재가 터진 당의 상황을 우려하며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청년 정치인들이 당의 분란을 조장한다며 맹비판해왔다.

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