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3월 2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제2공학관에서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에너지·원자력 전공 대학생 토크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자력 전공대학생과 토크콘서트

정부 정책·산업 전망 등 전달

“원전없는 탄소중립 불가‘대세’
2050년까지 원전 3 ~ 4배 확대
유엔보고서에도 필요성 언급돼”

“중동·아프리카 등 수출시장 크게 열려
설계·건설 경쟁력 유지가 관건”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개최된 ‘에너지·원자력 전공 대학생 토크콘서트’는 100명에 가까운 원자력 전공대학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학계를 포함한 원전 분야 ‘인력 엑소더스’가 심각했던 종전의 침울한 표정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중앙대·경희대·서울대·세종대·한양대 등 서울·수도권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열었다.

이번 콘서트는 현 정부의 원전 활성화 정책과 원전 산업의 미래 일자리 창출·안전 운영·기술 및 산업 전망 등에 대해 청년 계층에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콘서트 시작에 앞서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난 정부 5년간 어려웠던 게 사실이지만 세계적 대세는 원전 없이 탄소중립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뒤늦게 에너지 정책을 바꿔 원전을 확대하고 있어 원전을 전공하는 여러분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정대일 한국수력원자력 아랍에미리트(UAE) 사업실장은 ‘K-원전의 해외진출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로 UAE 바라카 원전에서 근무한 경험을 공유하며 우리 원전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 정 실장은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라며 “탄소 에너지원은 대부분 절감하고 무탄소 에너지원이 늘어나게 될 텐데 그중 원전은 2050년까지 3∼4배가 확대돼야 한다는 게 유엔 리포트에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아프리카, 중남미·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신규 원전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설계·건설·운영기술 경쟁력 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온 타임·온 버짓(예산 내 적기 시공)은 우리 원전 사업의 자랑이고 세계 최고의 건설·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강력한 수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전문인력 부족 등의 약점은 학생 여러분이 원전 산업에 합류해 보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번째 강연은 이영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과 팀장이 맡았다. 이 팀장은 ‘국가 에너지정책과 원자력’을 주제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해외 주요 국가들의 원전 확대 움직임, 경제성 및 환경성을 고려한 에너지 믹스 등 대내외 에너지 정책 환경에 대한 소개와 함께 원전에 대한 국민 이해를 높이기 위한 소통 강화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이 팀장은 “전 정부에서 원전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지금 정부는 원전 역할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로 돌아왔고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와 원전 계속 운전으로 원전 발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원전이 산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지금은 원전 자체가 새 산업이고 국부 창출의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닥쳤고 주요 국가가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원전처럼 안정적 발전원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원전에 대한 가짜뉴스·괴담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고 한번 잘못된 소문이 돌면 회복하기 어렵다”며 사실에 기반한 소통과 홍보 노력도 강조했다.

김한곤 i-SMR 사업단장은 미래 원자력 기술인 소형모듈원전(SMR)의 국내외 개발 현황을 소개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수단으로 SMR의 역할에 대해 강연했다. 김 단장은 “우리가 SMR 개발에 늦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결코 많이 늦지 않았다”며 향후 SMR이 성공하기 위한 요소로 안전성과 경제성·유연성을 제시했다. 김 단장은 “SMR이 성공하려면 후쿠시마(福島) 사고 후 안전에 대한 우려 확산, 규모의 경제에 역행한다는 점 등을 해결해야 한다”며 “극도의 단순성과 고도의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 후 학생들의 예리한 질문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송설송화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학생은 “추후 들어설 정부가 또다시 탈원전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텐데 보호망 유지 정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팀장은 “정부·정권·대통령의 철학에 따라서 세부 과제가 바뀌긴 하지만 예전처럼 원전을 줄이자고 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프랑스와 경쟁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와 관련한 우리 원전의 경쟁력, 원전 인력 양성 방안, 우리나라에 미국 뉴스케일이나 테라 파워 같은 민간 SMR 개발 기업이 없는 이유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최성광 에너지정보문화재단 대표이사는 “MZ세대를 대표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에너지 미래의 비전을 심어주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재단은 다양한 소통사업을 통해 국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