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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뇌물로 볼리비아 공사 따내”…제보 영상 남기고 의문사

곽선미 기자
곽선미 기자
  • 입력 2023-03-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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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폭로 제보자였던 펠리페 산디 리베로가 남긴 영상. 엘데베르 등 유튜브 캡처



볼리비아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수주한 중국 업체의 뇌물공여 의혹을 폭로한 변호사가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사고로 숨졌다. 그는 사망 직전 수뢰 과정과 관련 의혹을 당국에 신고한 경위 등에 관해 설명하는 동영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엘데베르 등 볼리비아 현지 매체들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볼리비아도로공사(ABC) 부패 혐의 제보자였던 펠리페 산디 리베로(Felipe Sandy Rivero) 는 지난 1월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반 리마 법무부 장관은 "리베로는 마이애미에서 숨졌다"고 해당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리마 장관이 언급하기 전 제보자의 이름은 단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사건 의혹 제기의 ‘핵심 증인’으로 철저히 익명을 보장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집권사회주의운동당(MAS) 소속 엑토르 아르세 하원의원은 6억5000볼리비아노(1200억 원) 상당 규모의 ‘수크레∼얌파라에스 고속도로 건설공사(25.84㎞)’ 입찰 과정에서 1800만볼리비아노(34억 원)의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이 공사는 중국 국영기업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CCC)의 자회사인 중국항만건설회사(CHEC)에서 수주했다.

사망한 리베로는 CHEC와 ABC 간 연결고리였는데, 검찰에 금품이 오간 구체적인 경위 등 수사 참고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죽기 직전 책상에 앉아 24분 57초 분량의 영상을 촬영했다. "내 이름은 펠리페 산디 리베로이며, ABC 사건과 관련해 보호받는 증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해당 영상에는 양측 간 접촉 과정과 기술 제안서 수정 협의 등 전반에 대한 언급이 담겼다.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 영상에서 그는 검찰에 알리기 전 여러 통로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CHEC와 연관된 모든 관급 공사에 대해 특별조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HEC는 볼리비아에서 각종 도로 건설 공사를 맡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데, 총수주액은 4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중국 업체의 대형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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