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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본 댐’ 건설 의무화… 위기 흡수능력 미리 키운다

이관범 기자
이관범 기자
  • 입력 2023-03-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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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금리 오를까 내릴까 한 시민이 16일 서울 시중은행 외벽에 걸린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을 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은행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대출금리는 당분간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윤슬 기자



■ 경기대응완충자본 도입 배경

자본비율 1년새 0.73%P 하락
고금리에 은행 건전성 ‘경고등’
여윳돈 더 쌓은 뒤 비상시 방류
충격테스트 결과따라 차등 적립

상반기 정비 하반기 시행 계획
그 사이 위기 땐 대응취지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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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16일 은행의 유동성 위기에 대비한 일종의 ‘자본 댐’ 건설에 나선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은행의 유동성 위기 확산 사태에 국내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조치다. 고금리와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국내 은행의 건전성 지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예기치 못한 충격을 피하려면 은행의 자본 적정성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수준을 견지했으나 금리가 가파르게 뛰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자본 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자본비율(보통주 기준)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2.26%로 최소 규제비율(7~8%)을 웃돌긴 하지만 채권평가손실 등 영향으로 1년 새 0.73%포인트나 하락했다. 금융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은행의 자본 적정성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EU는 14.74%, 영국은 15.65%, 미국은 12.37%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대출 연체율은 0.46%로, 1년 새 약 1.6배로 높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의 배당 확대 움직임으로 인해 자본비율은 더 하락할 것”이라면서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체율도 가계부문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은행 자본 적정성 제도 정비에 착수하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피하려면 정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는 경기 상황에 따라 자본을 풀고 가두는 일종의 ‘다목적 댐’ 역할을 하는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부과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가혹한 상황을 가정하고 충격을 견디는 시험(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 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5일에는 예상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게 하는 특별대손준비금의 추가 적립 요구 제도를 올 상반기 중에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금융위 일정대로 하반기부터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 그사이에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기 사태가 빚어지거나 고금리 압력 완화 쪽으로 흐름이 바뀌어 ‘선제적 위험 관리’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모바일 이체 한도는 하루 5억 원까지 가능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부른 ‘폰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가 국내에서 발생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는 이미 비상시에 대비한 자본 댐을 가동하고 있다. 영국은 2016년 CCyB(1% 부과) 체계를 도입하고 올 7월부터 부과 기준을 2%로 상향한다. 호주는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스웨덴은 올 6월부터 2%를 적용할 예정이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도 미국은 지난해 30개 이상 은행에 2.5~9%, EU는 100개 이상 은행에 최대 4%의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각각 부과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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