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인근의 한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물이 고인 참호 속에 엎드려 러시아의 공습을 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가 도네츠크 주요 도시로 진격할 수 있는 요충지
나토 사무총장 “며칠 안에 함락될 가능성 배제 못해”
지난 달 젤렌스키도 “우크라에 전황 유리하지 않다”




1년여 넘게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가 조만간 러시아의 손에 함락될 수도 있다는 서방 측의 전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유럽연합(EU) 국방장관들과의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며칠 안에 바흐무트가 결국 러시아에 함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바흐무트가 함락되더라도 전쟁의 전환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가 러시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주요 도시인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라뱐스크로 진격할 수 있는 요충지로 꼽힌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이곳을 사수하기 위해 러시아와 격전을 벌여왔으며 양측의 사상자도 이 지역에서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번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은 이날 바흐무트의 동쪽 일대를 장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격렬하게 저항 중이어서 러시아에 함락되기 전까지 전황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말 대국민 연설에서 “가장 어려운 곳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바흐무트”라며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 정보국(DI)은 지난 4일 트위터 계정에서 “러시아 정규군과 바그너 그룹 병력은 우크라이나 점령 구역인 바흐무트 북부 교외 지역으로까지 추가 진격했다”며 “이곳은 지금 3면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