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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후진성’ 확인한 여당 전대… 다양성 사라지고 분열만 남았다

  • 입력 2023-03-07 09:16
  • 수정 2023-03-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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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의 Deep Read - 여당 전당대회 뭘 남겼나

대통령실 개입·압력으로 비전 대결 아닌 ‘윤심’이 전대 지배… 낮은 수준의 ‘정치 제도화’ 노출
전근대적 시스템이 정치 몰락·민주주의 추락 재촉… 중앙당 축소·폐지 등 정당개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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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종착점에 이르렀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첫 여당 대표를 선출하는 이번 전대의 최대 특징은 시종일관 ‘윤심’ 전대로 시작돼 윤심 전대로 끝났다는 점이다.

경선 후보들의 존재는 각인되지 않았고, 비전·정책·철학의 진검승부는 보이지 않았으며, 미래와 민생은 없었고, 통합 대신 분열로 치달았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후진성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反 다원주의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요소이자 철학인 다원주의에 역행한다. 다원주의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이념이자 원리다. 다른 존재를 나와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생각·관심·문화·신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은 현대 민주주의의 철칙 중 하나이다.

현대 민주주의 이론의 거장으로 꼽히는 로버트 달 교수는 “민주주의란 절차적으로 정의되는 개념이자 ‘경쟁’과 ‘참여’를 핵심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단 간 경쟁을 통해 균형을 도출하는 것을 다원주의의 핵심으로 봤다. 다원주의는 인간이 자신의 효용을 최대화하려는 존재이자, 이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경쟁에서의 승리’를 추구하는 존재로 파악한다.

경쟁과 참여가 부당하게 제약받거나 배제된다면 다원성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한다. 여당 전대는 시작 전부터 대통령실에 의한 개입 논란을 자초했다. 그 결과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줄줄이 주저앉았다. 지난해 대선 때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였고 윤석열 후보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도 대통령실로부터 ‘국정 운영의 적’ 등 공격과 비난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전대는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의 미숙하고 무리한 전대 개입으로 다양성은 사라졌고 ‘누가 이겨도 지는 게임’에 휘말렸다. 배제의 정치로 다양성이 무너지면 당내 민주주의는 질식된다. 일사불란보다 다양성이 우선돼야 경쟁력도 생기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김기현 의원이 승리하면 당정일체는 이루겠지만 지난 대선을 계기로 싹이 튼 ‘보수+중도 선거연합’은 사실상 해체된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이 당 대표가 된다 해도 친윤 쪽에 의해 대표가 수난당하는 ‘제2의 이준석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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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정치제도화

여당 전대는 ‘정치 제도화’의 수준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정치 제도화란 정치 과정과 절차가 가치와 안정을 획득하는 것이다.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어떤 조직과 절차가 적응성·복합성·자율성·응집성에 충실하면 제도화에 가까워진다고 주장했다. 즉 환경적 도전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고, 조직 내 하위 단위들이 다원화하고 분화해 있으며, 자율과 통합의 힘을 유지하고, 조직을 보다 일치단결시키면 제도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정치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조직이 경직성·단순성·예속성·분열성을 보이면 제도화의 수준이 떨어지면서 퇴보한다.

특히 정당 제도화는 정당의 자율성이나 조직의 민주화 등을 주요 요소로 한다. 그러나 한국의 전근대적인 정당 시스템이 제도화를 가로막아 정치 불안정이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한국 정당 구조의 핵심적 특징은 당원에 의해 선출되는 당 대표가 중심이 되는 원외 정당체제로 요약된다. 원내나 국회가 아니라 원외 정당이 정치의 중심이 되는 셈이다.

원외가 정치 중심이 되는 이런 체제는 두 개의 권력이 공천을 좌우한다. 하나는 의원이 선출하는 원내대표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갖는 당 대표, 다른 하나는 1호 당원 대통령.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 대표가 대통령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움직이며 관리형 대표로 전락하게 되면 집권당은 자율성을 상실한다.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집권당의 명예대표가 되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을 ‘모시는’ 관리형 대표 체제는 당정 관계의 안정을 담보할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실의 국정 독주를 부를 것이다. 집권당이 대통령과 협력-견제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종속될 때 공멸할 수 있다는 건 문재인 정부가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것에서 드러났다.

◇민주주의의 典範 미국

한국처럼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이 민주주의의 모범국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다양성의 힘에 있다. 무엇보다 집권당과 정부가 협력-견제의 긴장 관계 속에 있다. 미국 정당엔 비대하고 집권화한 중앙당 조직이 없고, 당원이 투표로 선출하는 당 대표 제도도 없으며, 의원이 선출하는 원내대표만 존재한다. 당내 계파라는 것도 찾기 힘들다. 포퓰리즘 유혹에 빠졌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잠시 그런 기미를 보였을 뿐이다.

미국 정치에서 공천은 대통령이나 중앙당이 개입하지 않고 국민이 한다. 미국의 여당 의원들은 경우에 따라 야당 쪽에서 제안한 법안을 지지하는 ‘크로스 보팅’도 주저 없이 행한다. 이런 다양성과 포용성이 미국의 제도화 수준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이런 점들이 애덤 셰보르스키 교수가 “(미국의) 민주주의는 오직 정당을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자신 있게 언급하게 한 배경이다.

1960년대 만들어진 한국의 전근대적인 정당 시스템은 전혀 개혁되지 않은 채 한국 정치의 몰락과 민주주의 추락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 여야를 불문하고 한국에서는 국고보조금을 받는 거대한 중앙당이 존재하고,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를 뽑는 전대에선 당권을 잡기 위해 명운을 건 내전이 벌어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중심으로 ‘빠’와 팬덤, 이를 토대로 한 고질적 계파 갈등 구조가 구축된다.

전대가 끝나도 중대선거마다 공천을 주도하려는 주류와 이에 저항하는 비주류 간 내전은 계속된다. 종종 공천 학살을 당한 비주류 세력은 탈당해서 신당을 창당하기도 한다. 한국 정당들은 이런 뒤틀린 왜곡된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당 시스템 개혁

대한민국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잘못된 정당 시스템을 개혁하는 것이다. 권력구조를 바꾸고 선거제도를 개편하고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양성을 배양하고 제도화의 수준을 높이면서 의원들의 자율성을 높이는 정당 개혁이 빠지면 정치개혁은 올바르게 진행될 수 없다.

그 시작은 비대해진 중앙당을 폐지 또는 축소하고 원외 정당 대표 체제를 종식하며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정당 제도화의 수준을 높여 건강한 당정 견제를 만들어내고 정치의 효율성을 높여야 정치가 발전한다.

배재대 석좌교수,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 용어 설명

‘다원주의’는 사회가 특정 권력 엘리트의 지배가 아닌 여러 집단의 경쟁과 협력에 의해 운영된다고 보는 사상. 상충적인 집단이 경쟁·협상하는 과정에서 권력이 민주주의적으로 작동된다고 봄.

‘제도화’란 한 제도가 과정과 절차 속에서 가치와 안정을 획득하는 것. 헌팅턴 교수는 ‘정치발전론’에서 공정성·원칙·규범 등이 잘 갖춰질 때 제도화가 이뤄지고 정치 발전을 기할 수 있다고 함.

■ 세줄 요약

反 다원주의 : 국민의힘 전대의 특징은 시종일관 ‘윤심’ 전대로 시작돼 윤심 전대로 끝났다는 점. 통합 대신 분열만 남았고,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요소인 다원주의의 실종으로 정치적 후진성을 확인한 전대였음.

反 정치제도화 : 조직과 절차가 적응성·복합성·자율성·응집성에 충실하면 제도화에 가까워짐. 한국은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과 이에 예속된 중앙당 대표 체제가 정치 제도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됨.

정당 시스템 개혁 : 미국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옴. 한국의 전근대적인 정당 시스템은 다양성을 가로막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여당 전대는 이 같은 전근대적 시스템을 바로잡는 정당 개혁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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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건 개딸과 헤어질 결심”… 박용진, ‘이재명 결단’ 촉구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건 개딸과 헤어질 결심”… 박용진, ‘이재명 결단’ 촉구 박용진(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개혁의 딸’의 줄임말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극렬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고 정치 훌리건"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개딸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변화와 결단 : 개딸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치 훌리건은 축구에서의 훌리건과 똑같다. 팀을 망치고 축구를 망치는 훌리건처럼 정치 훌리건, 악성 팬덤은 정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박살낸다"며 개딸로 일컬어지는 이 대표 극렬 지지층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나아가 "(정치적 반대세력을) 좌표 찍고, 수박(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의미)을 찢고, 의원들을 조리돌림하며 문자를 보내고, 18원(후원금)을 보내면서 자신이 무슨 대단히 큰 애국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착각하지 마십시오!"라며 개딸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박지현(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제끼고 이낙연(전 국무총리) 보내고 박용진 이원욱 이상민같은 수박 다 내보내겠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후련해도 옆에서 지켜보는 국민들은 기겁을 한다"고 썼다.박 의원은 그러면서 "개딸 여러분들께서 그렇게 단일대오가 좋으시다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 단일대오 깃발이 나부끼는 국민의힘으로 가라"며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찍어내고, 나경원 안철수도 찍어눌러 어떤 이견도 용납하지 않고 초록은 동색이 아니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국민의힘이 여러분이 선망하는 정당의 모습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이 만들어 온 민주당의 길은 정치적 다양성을 배양하고 다양한 견해, 토론이 가능한 정당, 바로 민주정당에 있다"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당내 의원을 향한 내부총질에만 집중하는 행위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서 "개딸들이 수박을 찢을 때 국민은 민주당을 찢는 개딸에 질린다. 국민을 질리게 하는 정당이 어떻게 집권을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은 개딸과 헤어질 결심에서 출발한다"며 이 대표와 당 차원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증오와 혐오의 언어가 난무하는 당의 현실은 달라져야 한다"며 "해당행위, 당을 분열시키는 이들에 대해 이재명 당대표가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반민주적 행위가 민주당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결코 방조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 지금 가장 필요한 건 개딸과 헤어질 결심"이라며 "민주당의 화합을 위한 이재명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울산에서 당원 및 지지자들과 만나는 ‘국민보고회’를 열고 "우리 앞의 차이가 있어도, 이겨내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진 않다. 미워도 식구"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상대방의) 이간질을 정말 조심해야 한다"며 "섭섭해도 손 꼭 잡고 반드시 꼭 이겨내자"고 호소했다.자신의 지지층에게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문자폭탄 등 ‘내부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화를 다 내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세상이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마음에 안 들어도 같이 손 꼭 잡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수박’ 이러지 말자. 여러분들은 ‘찢’(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를 조롱하는 표현)이라고 하면 듣기 좋은가"라고 묻고 "그런 명칭을 쓰면 갈등이 격화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언론에, 상대에 이용당하고 내부에 안 좋은 뜻을 가진 이들에게 또 이용당한다"면서 "상대가 쓰는 방법은 분열과 갈등으로 힘을 약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기에, 최대한 힘을 합쳐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남석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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