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가족의료휴가법 처리 30주년 행사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박수를 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가족의료휴가법 30주년’ 백악관 행사서 가슴 아픈 사연 공개
“상원의원 당선 한달만에 悲報
남은 두 아들 위해 418㎞ 통근
동생들이 날 도우려 이사와 줘
나는 정말… 정말 운이 좋았다”
“유급 휴가·병가 지원법 추진”
관련법 서명한 클린턴도 참석
“아내와 딸이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상원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올해 80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인 1972년 아내와 딸을 교통사고로 잃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공개석상에서 또다시 털어놓았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만 29세 나이로 델라웨어주에서 당선돼 상원의원이 됐지만, 한 달 만에 첫 번째 부인인 네일리아와 갓 돌을 지난 막내딸 나오미를 잃었다. 당시 사고로 크게 다쳤던 두 아들 중 장남인 보 역시 2015년 뇌종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가족의료휴가법 처리 30주년 행사에서 “과거 어떤 분이 부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그가 회의에 계속 들어오면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내가 겪었던 일 때문”이라면서 51년 전 부인과 딸을 잃었던 사고를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당시 민주당 원내총무였던 테디 케네디 의원 사무실에 있다가 전화를 받았는데, 내 아내와 딸이 방금 죽었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심경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절망에 빠진 나를 동료 의원들이 구했다”면서 “여기서 요점은 두 아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나는 매일 260마일(약 418㎞)을 기차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여동생과 남동생이 그를 돕기 위해 인근으로 이사를 와 주었다면서 “저는 정말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가족의료휴가법의 성과를 설명한 뒤 “여전히 저임금 근로자의 94%가 유급 가족휴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앞으로 유급 휴가 및 병가를 국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가족의료휴가법에 서명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참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연단에 오른 뒤 연설문을 찾기 어렵다면서 “여기 바이든 대통령 연설문이 있는데, 둘이 바꿔 하자”며 농담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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