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14일 법안 심사 예정
세액공제 등 놓고 입장갈려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최대 15%(대기업 기준)까지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정부 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2월 임시국회 내 법안이 처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 본회의에서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를 6%에서 8%로 찔끔 올리는 데 그친 법안을 다시 손본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안 처리의 공이 국회로 넘어왔음에도 여야의 의견 차이가 커 협상부터 처리까지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반도체 산업과 관련 “미국, 대만 등 경쟁국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가전략기술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대폭 높이는 방안을 2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신속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나라는 작년 말 어렵게 통과한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이 고작 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국회에 제출한 조특법은 반도체 분야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법안 처리 당시 여당이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20%, 중소기업은 30%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여당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한 데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대기업 특혜’ ‘부자 감세’ 프레임을 걸고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10%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당초보다 법안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세제지원 법안을 확대하라고 지시하면서 수정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달 14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법안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이번 임시회에서 조특법이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인 민주당이 반도체 분야와 다른 산업 간의 형평성, 재정 건전성 문제 등을 제기하며 법안 처리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