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공급망 80% 장악한 중국
태양광 패널 부품 규제방안 검토

바이든, 청정에너지 투자차질 속
관련기술 보유로 피해는 적을 듯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천문학적 투자에 나선 가운데 전 세계 태양광산업을 사실상 장악한 중국이 관련 핵심기술에 대한 수출통제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한 맞대응이지만 반도체 같은 수준의 정밀도를 요구하지 않는 데다 미국 역시 관련 기술을 보유해 수출통제가 시행돼도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월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과학기술부는 최근 태양광 패널의 핵심부품인 잉곳(반제품)·웨이퍼 생산에 사용되는 첨단기술을 수출통제 목록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기술이 목록에 포함되면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 상무 담당부처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기업이 전 세계 태양광 제조·공급망의 약 80%를 차지하고, 태양광 패널과 부품 제조장비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현재 전 세계에서 중국업체들만 182㎜, 210㎜급 태양광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미국은 현재 대규모 태양광 잉곳·웨이퍼 공장이 없고, 한화큐셀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원하는 스타트업 큐빅PV 등이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친 상태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 핵심기술 수출통제를 검토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021년에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현재 3%를 웃도는 수준인 태양광 에너지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지난해에는 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 청정에너지 분야를 지원하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태양광 기술 수출통제가 현실화하면 일정지연, 비용증가 등 차질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태양광 기술이 반도체 수준의 정밀도가 필요하지 않고 미국 역시 관련 노하우를 보유해 반도체 수출통제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으리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 고위급 회담을 하고 대중국 견제에 이해를 같이하는 양국이 국방·정보기술(IT) 분야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핵심첨단기술구상(iCET)을 발표했다. 이번 구상에는 GE가 미 정부 허가 하에 인도와 제트엔진을 공동 개발해 국방·우주 분야에서 긴밀히 공조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