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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 갈 것”

유승민(사진) 전 의원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은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 전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하며 애초 뜨거웠던 전대 기류는 다소 차분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며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대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일정을 끝으로 공식 행보를 하지 않아 불출마로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비윤(비윤석열)을 넘어 반윤(반윤석열)으로까지 분류될 정도로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강한 비토를 받아온 유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맞서는 상황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제외한 당원 투표 100% 방식으로 치러지면서 당선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불출마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윤 대통령을 염두에 둔 듯한 ‘폭정을 막겠다’고 언급한 부분이나 ‘새로운 길’을 강조한 것은 한동안 잠행을 이어가면서 추후 정치 행보까지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그간 신당 창당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유 전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전대는 김·안 의원과 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강신업 변호사 등 6명이 출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강 구도의 김·안 의원은 이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선다. 김 의원은 이날 경기 동두천과 양주를, 안 의원은 서울 강북갑과 중랑갑을 방문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을 지지했던 표는 투표를 포기하거나 안 의원에게 향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