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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박경일기자의 여행

폭포는 으르렁대며 쏟아지고… 물안개는 ‘얼음꽃’을 피웠다

박경일 전임 기자
박경일 전임 기자
  • 입력 2023-01-19 09:10
  • 수정 2023-01-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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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겨울철의 나이아가라 폭포 모습. 거센 폭포의 물줄기가 피워올린 물안개가 벼랑 곳곳에 얼어붙었다. 절벽 아래 작은 건물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폭포 뒤쪽으로 내려가는 ‘저니 비하인드 더 폴스’ 체험 프로그램의 전망 덱이다. 여기서 보는 폭포의 위용이 압도적인데 겨울철에는 안전문제로 전망 덱의 옥외공간 출입을 금지한다.



■ 박경일기자의 여행 - 캐나다 동부여행 (1) 나이아가라·토론토

나이아가라 폭포
초당 3979t 떨어지며 물보라… 압도적인 크기 경이로워
‘발견의 감동’ 보단 ‘죽기 전 한번 와봤다’는 안도감
겨울만의 낭만·여유 가득…호텔 방서 ‘호스 슈’ 보는 맛도

토론토
내세울 것 없는 ‘노잼 도시’? 다문화 살아있는 ‘풍성한 도시’
CN타워·온타리오 미술관·카사로마… 골라 가는 재미
캐나다인 친절함에 감동… 도심 속 마켓선 각국 음식 맛볼수도


토론토·나이아가라(캐나다)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캐나다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입니다. 면적이 자그마치 1000만㎢. 계산해보면 남한 땅의 100배쯤 됩니다. 동서로 국토를 횡단하는 데만 꼬박 2주가 걸린다는 이 넓은 땅의 나라를 한마디로 규정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한두 번의 여행만으로 캐나다를 보았다고 할 수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캐나다 동부를 다녀온 이야기를 두 번에 걸쳐 나눠서 하기로 한 이유입니다. 먼저 한겨울에 다녀온 동부지역의 대표 도시 토론토와 대표 관광지 나이아가라 폭포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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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목록의 첫 줄

캐나다 동부관광 핵심 중의 핵심은 나이아가라 폭포다. 캐나다 동부로 가는 거의 모든 패키지 관광상품이 동부의 중심도시 토론토를 들르고, 토론토를 들르면서 예외 없이 나이아가라 폭포를 ‘찍고’ 간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 여행자들의 관심은 토론토보다는 나이아가라 폭포니까. 여행자뿐만 아니다. 캐나다 인구 3분의 1이 모여 사는 온타리오주의 ‘온타리오’가 인디언 이로쿼이족의 말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지칭하는 ‘반짝이는 물’이란 뜻이다. 그래서 이렇게 고쳐 말한다. ‘모든 캐나다 동부 관광상품이 나이아가라 폭포를 들르고, 나이아가라를 들르면서 토론토를 찍고 간다’. 한때 나이아가라 폭포는 전적으로 캐나다 동부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였다. 캐나다가 가진 다채로운 매력이 미처 다 알려지지 않았을 때의 얘기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지구의 경이’를 드러내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풍경 가운데 하나다. 경이의 핵심은 단연 ‘규모’다. 으르렁거리는 폭포의 굉음과 무지개를 띄우는 물보라, 거기다 무엇보다 폭포의 크기가 압도적이다. 규모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1초에 3979t의 물이 쏟아진다’는데 이런 비유로는 전혀 감이 안 온다. 그렇다면 다른 비교. ‘1시간 동안 쏟아지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수량이 서울시민이 하루 사용하는 물의 양보다 많다.’ 폭포 앞에 서 보면 이 비유에 ‘서울 사람들이 진짜 하루에 이렇게 많은 물을 사용하냐’는 질문이 뒤따른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폭포는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엄청나다. 폭포의 거대함은 어떤 비유로도 실감이 가지 않는다. 거친 폭포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공포는 직접 그 앞에 마주 서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크기나 규모가 감동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폭포 앞에 서면 감격의 크기가 명성만큼은 아니다. 디지털 실감 영상으로 구현해낸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풍경이 진짜 풍경을 이기는 시대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더 가까이 다가서서 물에 몸을 담그며 자연과의 일체를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어서 그럴까. 아니면 잘 개발된 테마파크의 느낌 때문이라 그럴까. ‘발견의 감동’보다는 ‘그게 거기 진짜 있더라’는 확인의 의무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영국의 빅벤처럼 말이다. 첫 방문자들이 ‘어쩐지 와본 적이 있는 듯하다’고 말하는 건, 아마도 영상 미디어를 통해 수시로 접하는 곳이라서 그럴 것이다.

어찌 보면 ‘뻔한 관광지’일 수 있다는 얘기지만, 그렇다 해도 나이아가라는 절대로 건너뛸 수는 없는 그런 관광지다. 토론토 거주 교민들은 한국에서 친지들이 방문하면 우선 나이아가라 폭포부터 간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목록의 가장 앞줄에 나이아가라 폭포를 올리는 걸 누가 반대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죽기 전에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 방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는 기분

나이아가라 폭포는 두 개다. 폭포 상단의 ‘염소섬(Goat Island·150년 전쯤에 여기서 진짜 염소를 길렀단다)’이 물줄기를 두 개로 갈라놓아서 그렇다. 폭포 하나는 캐나다 땅에, 다른 하나는 미국 땅에 있다. 진짜는 캐나다에 있다. 캐나다 쪽 폭포가 본류라면, 미국 쪽 폭포는 지류다. 미국 쪽에 있는 걸 ‘브라이덜 베일’ 폭포라 부른다. 수평의 벼랑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가 이름 그대로 ‘신부의 면사포’처럼 생겼다. 캐나다 쪽의 폭포는 ‘호스슈’다. 역시 이름처럼 말발굽에 박는 편자처럼 물줄기가 둥글게 안쪽으로 휘었다. 두 폭포를 놓고 겨루면 단연 캐나다의 압승이다. 높이는 미국 쪽이 더 높다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물줄기의 폭은 캐나다의 것이 두 배쯤 되고, 형태도 훨씬 더 입체적이다.

나이아가라 여행이 ‘폭포를 보는 것’에 있다면 지출하는 비용에 따라 보고 가는 것이 다르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의 경험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호텔이다. 호스슈 부근에는 폭포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호텔이 몇 개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앰버시 스위트 바이힐튼 호텔과 메리어트 온 더 폴스 호텔이다. 이 두 호텔에는 창밖으로 호스슈와 브라이덜 베일 폭포를 다 내려다볼 수 있는 기가 막힌 전망의 방이 있다. 커튼을 열면서 문득 ‘이런 풍경을 사적으로 가져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폭포가 뿜어내는 물안개와 안개에 걸치는 무지개,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의 폭포 모습, 폭포 주위의 조명축제까지 호텔 침대에 걸터앉아서 감상할 수 있었다.

좋은 건 알겠는데, 문제는 가격이다. 성수기에 이런 호텔들은 깜짝 놀랄 만큼 비싸다. 폭포전망 호텔의 대표선수 격인 앰버시 스위트 호텔 성수기 주말 기준 가격은 50만 원을 훌쩍 넘는다. 그 옆의 메리어트 온 더 폴스 호텔도 비슷하다. 두 개 폭포가 다 잘 보이는 방은 같은 등급 중에서 가장 비싼 방이다. 그런데 비수기인 겨울에는 같은 방 가격이 절반쯤이다. 전망을 포기하면 방값은 15만 원대로 내려간다. 겨울 여행의 장점이다.

# 겨울 여행이 더 즐거운 이유

장점은 가격뿐 아니다. 겨울 나이아가라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낭만이다. 눈과 얼음으로 둘러싸인 폭포는 겨울이 아니면 볼 수 없다. 폭포가 피워낸 물안개가 나뭇가지마다 얼어붙어서 근사한 겨울왕국 풍경을 만들어낸다. 폭포 주변 나뭇가지의 얼음이 투명한 꽃처럼 보이는데, 밤에 조명을 밝히면 보석처럼 빛난다. 다른 계절에는 느껴볼 수 없는, 겨울만의 풍경이다. 어딜 가나 붐비지 않는다는 것도 겨울 여행의 장점이다. 나이아가라 일대는 여름 시즌이면 몰려든 관광객들로 일대가 북새통을 이루는데, 이즈음 나이아가라는 한가하기 이를 데 없다.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겨울에는 안전문제 때문에 배를 타고 폭포 바로 앞까지 가는 유람선도 운항하지 않고, 폭포 뒤쪽의 옥외 공간으로 나갈 수도 없다. 관광지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도 느낄 수 없다.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겨울 나이아가라 여행은 이런 여러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이다. 인파에 뒤섞여서 온통 흥겹고 떠들썩한 여행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압도하는 자연경관을 찬찬히 바라보는 여유 있고 낭만적인 여행을 원하는 때도 있는 법. 겨울, 나이아가라에서 그런 여행을 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나이아가라를 찾은 여행자들이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 나이아가라 강이 흘러들어 가는 온타리오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마을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다. 현지인들은 긴 이름 대신 ‘NOTL’이라 불렀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차로 30분 남짓 걸린다. 마을은 한눈에 봐도 영국풍이다.

캐나다에서 영국이 프랑스와의 전투 끝에 식민지배권을 확보한 뒤 옛 퀘벡주 일대를 ‘어퍼캐나다’와 ‘로어캐나다’ 둘로 나눴다. 지금의 퀘벡시를 중심으로 한 로어캐나다는 영국 통치를 받긴 했지만, 프랑스적 특성을 갖고 있었고, 어퍼캐나다는 미국독립전쟁 이후 정착한 영국인들의 지배를 받았다.

# 아이스와인과 와이너리 투어

어퍼캐나다의 수도가 바로 이곳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다. 마을 전체가 영국의 느낌으로 가득한 이유다. 지금도 당시에 지은 영국풍의 건물이 골목마다 고스란히 남아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캐나다 방문 당시 묵어갔다는 호화로운 호텔도 있고, 유령이 나타난다는 전설로 유명해진 작은 호텔도 있다. 겨울이라 관광객들이 뜸하긴 하지만, 마을의 활기는 그대로다. 장식을 해놓은 거리에서 반짝거리는 연말연시 조명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없다.

적어도 식사를 곁들여 반나절쯤을 이곳에서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벽난로가 따스한 아늑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겨도 좋겠고, 인근 와이너리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상점가들이 몰려있는 ‘퀸스트리트’를 기웃거려보자. 유럽풍의 동화마을 거리에는 축제 때 극작가 버나드 쇼의 공연을 올리는 극장부터 작은 박물관, 우체국, 카페, 레스토랑이 줄지어 있다.

나이아가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와인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가 나이아가라 강 주변이다. 다양한 품종으로 여러 와인을 생산하고 있지만, 나이아가라를 대표하는 건 단연 아이스와인이다. 아이스와인은 포도가 얼 때까지 수확을 늦춰 당분이 농축된 채 얼어버린 포도를 압착해 만든 와인. 당도가 높아서 디저트 와인으로 주로 마신다. 아이스와인을 생산하는 나이아가라 지역의 대표적인 와이너리가 ‘이니스클린’이다. 1984년 캐나다에서 가장 먼저 상업적 아이스와인을 생산한 곳이다.

와이너리 역사와 와인 생산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음까지 경험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캐나다 여행 내내 아쉬웠던 건 ‘프리징 레인(비가 내린 뒤 기온 급강하로 도로가 얼어붙는 기상 현상)’ 예보로 와이너리가 모두 문을 닫는 바람에 오래전 예약했던 와이너리 투어가 취소된 것이다. 투어에 참여하지 않고도 와이너리에서 간단한 와인 시음도 해볼 수 있다. 이니스클린의 경우 2종류의 테이블 와인과 1종류의 아이스와인 시음 메뉴의 가격은 20캐나다달러(약 1만8500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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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이크의 도시, 토론토

이제 나이아가라에서 토론토로 돌아가 보자. 토론토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도시다. 하지만 관광객의 흥미를 끌 요소는 많지 않다. 압도적인 관광지가 없는 탓에 캐나다 사람들도 ‘노잼 도시’로 취급한다. 하지만 반나절만 기웃거려보면 이 도시가 가진 진짜 매력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먼저 토론토의 특별함에 대한 이야기. 북미 도시 중에서 토론토만큼 역동적인 변화를 겪은 도시가 또 있을까. 이민자들을 받아들인 토론토는 급속도로 다문화 대도시가 됐다. 이 과정에서 토론토는, 다문화를 하나로 녹이는 방식의 ‘멜팅 폿(Melting pot·용광로)’ 방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모자이크’ 방식의 통합을 줄곧 격려해왔다.

토론토는 고층빌딩이 늘어선 번화한 다운타운이 중심이지만, 그 주위로 이민자들이 문화적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 생활하고 있는 지역이 곳곳에 있다. 차이나타운은 물론이고 코리아타운, 리틀 인디아, 코로소 이탈리아, 리틀 이탈리아 등이 도심을 빙 두르고 있는데, 이런 다채로운 공간들이 토론토 여행을 더 풍성하게 한다. 가장 풍성한 건 음식이다. 캐나다는 이렇다 할 전통 음식이 없다. 하지만 토론토에서는 다문화 공간에서 각국의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이 있다. 음식은 하나같이 수준급이다. 특히 피자와 파스타는 이탈리아에서 맛보는 것보다 낫다고 느낄 정도였다. 코리아타운의 한 식당에서 맛본 김치찌개는,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서울로 자리를 옮긴다 해도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모자이크로 이뤄진 ‘캐나다 사람’의 특징은 어떤 것일까. 여행 중에 경험했던 몇 가지 사례로 익히 짐작할 수 있었던 건 ‘배려의 태도’였다. 비행기 연착으로 연결편을 놓친 데다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록적인 ‘윈터 스톰(겨울폭풍)’으로 다음 비행편의 출발마저 예측 불가이던 때. 사태를 짐작한 생면부지의 한 캐나다인이 주변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이 서 있던 긴 줄의 앞자리를 기꺼이 내줬다. 지하철역에서도, 작은 성당에서도, 길을 잃은 지하보도에서도 경험한 선의와 친절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인력 부족으로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항공사와 공항 직원의 무신경하고 무뚝뚝한 태도쯤은 금세 잊을 수 있었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토론토는 ‘안전한 도시’다. 토론토처럼 급속도로 확장했던 북미 지역의 대부분 도시들은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병폐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토론토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다. 친절하고 안전하다는 건 곧 ‘여행하기 좋은 도시’란 뜻이다.

# 꼭 가볼 곳이 없어 풍성해지는 여행

‘봐야 할 것은 많지만, 꼭 가봐야 할 곳은 많지 않다.’ 말장난 같지만 토론토를 여행하면서 줄곧 들었던 생각이다. 관광지의 명성이 수직의 순서로 배열된 게 아니라, 그만그만한 다양한 명소가 병렬로 배치된 듯하다는 얘기다. 너무나 유명해서 의무적으로 가봐야 할 곳이 없다는 건, 토론토에서는 어찌 보면 단점이라기보다는 장점이다. 다양한 명소 중에서 저마다 원하는 곳을 골라 주어진 여행의 시간을 온전히 다 쓸 수 있어서 그렇다.

토론토를 대표하는 전망대인 CN타워, 토론토 전경을 호수 너머로 볼 수 있는 토론토섬, 양조공장의 도시재생공간인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이런 곳들이 그나마 꼽을 수 있는 ‘가봐야 할 여행지’라면, 온타리오주 의사당,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 바타슈 박물관, 온타리오 미술관, 하키 명예의 전당, 카사 로마, 토론토 시청, 세인트제임스 교회 등은 관심사와 동선에 따라 넣고 뺄 수 있는 곳들이다. 시시하거나 사소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서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서 그렇다는 얘기다. 토론토를 여행하는 재미가 바로 이런 데 있다. 의무감도 바쁠 일도 하나 없이, 관심사에 따라 동선을 짜서 다니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온타리오 미술관에서 렘브란트와 드가, 모네, 고흐, 피카소의 그림을 볼 수 있고, 로열 온타리오 박물관에서는 캐나다의 자연경관 등에서 영감을 받은 캐나다의 혁신적 디자인 100가지를 소개하는 디자인전이 열리고 있다. 중세 유럽 고성을 방불케 하는 110년 전 지어진 98개 방의 호화로운 저택 카사 로마를 가볼까. 아니면 도시 중심부의 이튼 쇼핑센터나 총 길이 28㎞에 달하는 지하통로 패스(PATH)의 상점가에서 쇼핑을 할까. 모든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 음식의 종류와 도시의 정체성

토론토에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건 세인트로렌스 마켓 투어다. 유니언역에서 가까운 세인트로렌스 마켓은 ‘토론토의 부엌’이라 불리는 200년 넘은 내력의 시장. 시장은 3개 건물로 이뤄져 있는데,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건 남쪽 시장이다. 남쪽 시장의 지하층과 1, 2층의 120여 개 가게에서 치즈·빵·해산물·고기·과일 등을 판다. 투어는 가이드 안내로 시장을 돌며 내로라하는 맛집의 음식을 맛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메이플시럽을 넣은 커피부터 시작해 샌드위치와 치즈·라즈베리·굴 등을 맛본다. 개인적으로는 맛보기 힘든, 내로라하는 시장의 명물 음식을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근처 켄싱턴 마켓에도 비슷한 투어가 있다. 켄싱턴 마켓은 세인트로렌스 마켓과는 좀 분위기가 다른 시끌벅적한 시장이다. 세인트로렌스 마켓이 유럽 음식이나 식자재가 주류라면 이곳에서는 소수 이민자의 음식이 많은 편이다. 켄싱턴 마켓에서는 이를테면 티베트, 자메이카 음식 등 다른 곳에서 맛보기 어려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도심 한복판 시끌벅적한 시장에서 맛보는 다양한 나라 음식의 맛은, 곧 도시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모자이크 도시 속 이민자들에게 유전자처럼 새겨진 것이 고국의 음식. 그렇다면 토론토에서 맛볼 수 있는 이처럼 다양한 음식은 토론토가, 아니 캐나다가 포용하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조화의 모습을 드러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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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 한 장으로 관광

겨울 나이아가라 폭포를 속속들이 보겠다면 겨울 시즌 통합입장권 ‘원더 패스’를 구입하는 게 여러모로 경제적이다. 패스를 구입하면 폭포 뒤쪽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저니 비하인드 더 폴스’와 4D 영상물 ‘나이아가라 퓨리’, 나이아가라 공원 발전소, 나비온실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폭포가 있는 짧은 언덕 구간을 왕복운행하는 레일웨이와 나이아가라 공원의 호텔과 명소 등을 운행하는 노선버스 등도 이틀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통합입장권 가격은 45캐나다달러(약 4만1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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