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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내는 책을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면서 거실에서 TV를 없애고 서재처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더 비싼 2G(2세대) 폰을 사줬고요. PC로 게임을 하는 것도 절대 안 된다는 식입니다.

저는 어차피 아이들이 아예 게임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언제까지나 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시대에 아이들에게 조금은 노출시켜서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자고 하는데 아내는 어린 나이에 게임이나 유튜브를 접하는 것이 뇌 발달에 더 안 좋다고 하네요. 아이들도 이런 부분에 불만이 있고, 또 책을 읽게 하려다 보니 저도 집에서 쉬지 못하고 애들 옆에 붙어 있어야 하고 TV를 볼 수도 없습니다. 아내와 다른 부분의 갈등보다도 이런 부분으로 계속 갈등을 빚으니 속상합니다.

부부가 먼저 대화로 갈등 해결하고 아이들 의견 경청을

▶▶ 솔루션

너무 어린 나이부터 동영상 시청 시간이 길다거나, 스마트폰 또는 게임에 몰입하면 어린이들의 뇌 발달 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판단하고 통제하는 부위인 전전두엽의 발달이 더딜 수 있는데요. 즉 우리를 제어하는 부위 자체의 발달이 잘 안되다 보니, 앞으로 게임과 같이 스스로 통제가 필요한 부분을 잘하기가 어렵겠지요. 단지 온라인 활동에만 재미를 느끼는 것은 분명히 문제이며 신체적 활동이나 실제 교우 관계, 독서 등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아내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TV를 바보상자라 부르고, 만화책을 보지 말게 하던 시절이 있었듯이 시대의 평균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과 현시대에 무엇이 정상인지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부모의 가치관을 고수하느라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너무 소외되지 않는지도 살펴볼 필요는 있습니다.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는 자세도 아이들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들만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집에서 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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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라서 부부간의 대화가 중요합니다. 의도를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부가 행복하고 화목하게 사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좋은 교육입니다. 사람들은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바대로 살아가지요. 한쪽은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양보하기만 한다면 늘 자기 주장이 꺾이는 쪽은 우울해지고 힘들어집니다. 부부가 먼저 대화를 통해서 갈등을 해결하고, 그다음에 아이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라면 부작용이 생기기 전에 미리 아이들의 의견을 부분적으로나마 들어주고 중용을 지키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스마트폰 및 게임 차단만큼이나 부모가 서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교육이 아닐까요?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