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 9월16일(현지시간)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시(市)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FA-50 전투기 48대 수출 이행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이날 열린 계약식에서 강구영(오른쪽) KAI 사장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폴란드가 4조원대의 국산 경공격기 FA-50 48대를 구매 계약을 체결한 지 채 2달도 안돼 계약금의 약 30%에 해당하는 1조2000억원(9억 달러) 선수금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FA-50을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군비청(한국의 방사청)은 이번주 FA-50 선수금 지불을 위한 은행 절차를 시작해 30일 1조 2000억원의 입금이 완료됐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에 대한 대규모 구매 계약 체결에 이어 선수금 비율을 무려 30%까지 미리 지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무기수출 계약금의 선수금은 10% 정도 비율에 1년 정도 여유를 두고 지불하는 것과 비교된다.

방산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협을 받고 있는 폴란드가 이웃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따른 전력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 위해 납기를 맞추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컨퍼런스에서 거액의 선수금을 주면서 2028년까지 예정된 FA-50 납기 기한을 반드시 준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계약에 따라 KAI는 FA-50 12대를 2023년 말까지 우선 납품하고, 나머지 36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29일 폴란드 현지에 KAI 등 우리나라 18개 방산업체를 현지 초청해 개최한 방산협력 컨퍼런스를 계기로 FA-50의 추가 무장 계약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KAI와 FA-50에 한국형유도폭탄 KGGB 및 미국의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암람(AMRAAM) 장착 등 성능개량 사업을 별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공군의 요구도를 반영해 KAI가 납품할 FA-50PL 형상은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FA-50 성능개량 형상이 될 전망이다. FA-50 무장탑재 등 성능개량 사업은 미국 정부 승인등을 거쳐야 한다.

폴란드는 자국 내에 물류허브(Logistics Hub)를 짓고 FA-50 조종사 양성용 국제 비행훈련교 설립과 정비체계 추가 수출도 한국 측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폴란드 내에 물류허브(Logistics Hub)를 짓고 유럽의 4·5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 소요를 충당하기 위한 국제비행훈련학교 운용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이와함께 구매 계약을 맺은 현대로템의 K2 흑표전차 운용을 위해 전차교육병 10명을 전남 장성 상무대 육군기계화학교에 입교시켜 약 2달 간의 전차 조종 및 사격 수탁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지난 7월 한국에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총 14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11월 초 현재 FA-50, K2전차,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 한국산 무기 124억달러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