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쌍방울·파빌리온·이엘비앤티 인수의향서 제출

내달 실사 마친후 참여여부 결정
정상화 비용 최소 1조 이상 필요
승자의 저주 피하기가 관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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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재매각 작업이 ‘4파전’ 구도로 본격화됐다.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엘비앤티(EL B&T)가 정식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인수 후보자들은 쌍용차 실사 후 실제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인수·합병(M&A)업계에서는 청산가치(9800억 원)가 존속가치(6200억 원)보다 높게 평가됐던 쌍용차를 인수한 이후 당장 상환해야 하는 부채 3900억 원을 포함해 운영 및 개발 자금 등으로 투입돼야 하는 자금만 최소 1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인수자들이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게 M&A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KG그룹,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앤티는 쌍용차 인수를 위한 LOI 접수 마감일인 18일 LOI를 제출하고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실사작업을 벌인다. 이번 재매각은 쌍용차가 신청한 M&A 재추진 등을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14일 허가한 데 따른 것이다.

쌍용차는 회생 계획안 가결 기간이 오는 10월 15일임을 반영해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한다. 쌍용차는 LOI를 제출한 그룹들의 실사가 끝난 이후인 다음 달 중순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접수하고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이후 다음 달 말 매각 공고를 내고 6월 말 최종 인수자 선정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KG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KG그룹 관계자는 “KG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이 4000억 원에 달하고, KG ETS의 환경·에너지 사업부문 매각 자금 5000억 원도 들어올 예정”이라며 “KG스틸(옛 동부제철)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턴어라운드 시킨 경험을 토대로 KG그룹의 철강, 2차전지 소재 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사업을 하는 계열사 광림을 통해 KH필룩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광림은 이스타항공 인수 시도 때 마련했던 12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에 추가해 여러 증권사와 재무적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빌리온PE는 금융기관, 자동차 관련 기업 등과 컨소시엄 구성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카디널 원 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던 이엘비앤티는 이번에도 해외 자금 유치를 통해 쌍용차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보다는 청산이 낫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에서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힌 기업들이 무리해서 높은 인수 금액을 써낸다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