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쓰나미의 흔적들 지난 15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에서 초대형 화산 폭발이 발생한 가운데 16일 화산에서 2300㎞ 떨어진 뉴질랜드 투투카카의 한 선착장에 높은 파도에 휩쓸려 파손된 보트가 물에 잠겨 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통가 기상청이 공개한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 ‘훙가 통가 훙가 하파이’ 섬 인근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 모습. AP EPA 연합뉴스

AFP, 2시간만에 기사 전면취소
쓰나미 경보 검토했던 日 패닉

인구 10만명 조금 넘는 통가
사흘전 폭발로 8만명 피해 추정

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 인근 해저에서 폭발한 대형 화산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7일 한때 2차 폭발 보도가 나왔다가 취소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 동안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던 일본과 미국·페루 등 환태평양 인접 국가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높아진 데 따른 해프닝이었지만 여전히 추가 폭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구 10만5000명 중 8만 명이 이번 폭발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통가 상황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웃국가인 호주·뉴질랜드가 정찰기를 급파한 가운데 중국도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AFP통신은 이날 “통가 인근에서 또 다른 대규모 화산 폭발이 관측되는 긴급상황이 발생했다”고 긴급 타전했다가 2시간여 만에 “새로운 분출이 관측소들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기사를 전면 취소했다. 이 때문에 한때 일본 등이 쓰나미 경보 발령을 검토하는 등 환태평양 국가들은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은 15일 발생한 화산 폭발 규모가 상당했기 때문으로,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에서 북쪽으로 65㎞ 떨어진 해저의 훙가 하파이 화산 폭발 당시 가스구름이 20㎞ 상공까지 치솟으면서 위성사진에서도 포착될 정도였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나 알래스카주에서도 1m 이상의 해일이 관측됐으며, 통가와 가까운 뉴질랜드나 태평양 제도에서는 1m 전후의 해일이 일었다. 특히 통가에서 1만㎞ 넘게 떨어진 페루의 나이람프 해변에서도 화산 폭발 영향으로 높은 파도가 치면서 2명이 익사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직접적 타격을 받은 통가의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쓰나미와 침수 등으로 최대 8만 명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동·하계 올림픽 개회식에서 통가 기수로 웃통을 벗고 나와 주목을 받았던 ‘근육맨’ 피타 타우파토푸아(38)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베이통고 해안가에 계신 아버지와 하파이에 사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현재 통가 인접국인 뉴질랜드와 호주는 피해 규모를 평가하기 위해 현지에 정찰기를 급파했다. 제드 세셀자 호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은 “다행히 대규모 인명피해가 없다는 최초 보고가 있었지만 도로와 교량에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혀,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