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美 핵심 각료들도 참석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배석한 재닛 옐런(오른쪽 첫 번째) 재무장관과 토니 블링컨(〃두 번째) 국무장관 뒤편의 TV 화면 속에 시 주석의 얼굴이 보인다. AP 연합뉴스

■ 美·中 첫 화상 정상회담

바이든 “동맹 이익 옹호해야”
시진핑 “숭고한 사업을 함께”
불가피한 패권경쟁 구도 속에
‘레드라인’ 논의 필요성엔 공감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미·중 양국 정상이 16일 첫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유롭고 공정한 인도·태평양, 인권, 경제 등을 회담 의제로 앞세워 공세에 나선 반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양국의 화합, 공존 등을 강조했다. 양국이 군사·외교·인권·경제 등 전방위 갈등을 빚는 가운데 두 정상은 대만 문제 등을 두고 격론을 벌이면서도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안전판을 마련하고 소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이날 백악관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시작에서부터 “모든 나라는 동일한 통행규칙(rules of the road)을 따라야 한다”고 중국을 겨냥한 뒤 “미국은 미국의 이익과 가치, 동맹과 파트너의 이익을 옹호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의제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인권·경제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나오는 대만 문제를 시작으로 남중국해 문제 등 외교·안보 이슈는 물론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장(新疆)위구르·홍콩 관련 인권 문제, 불공정 산업보조금 및 기술탈취 문제 등을 빠짐없이 언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중·미의 상호 공존 필요성을 강조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공세를 막고 양국 간 갈등 확산을 방지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시 주석은 중·미가 “자국의 내치를 잘하고 국제 책임을 다하며 인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숭고한 사업을 함께해야 한다”며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를 경계했다. 짧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공세적 문제 제기와 시 주석의 반박이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대 이슈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 주석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정상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가드레일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공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지도자로서의 책임은 양국 관계가 공개적 충돌로 바뀌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상식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등 지구적 도전 과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과거 친분 등을 거론하며 양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북핵 문제 등 북한 관련 이슈도 회담 전 두 정상이 논의할 주요 이슈 중 하나로 거론됐으나 실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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