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월드컵경기장재단 총장
고문치사 전과 드러나 사퇴

李 성남시장 재직시절 측근
도산하기관 본부장 등 차지

수원=박성훈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임명한 정의찬 경기도수원시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이 가짜 대학생을 경찰 프락치로 몰아 고문 치사한 사건 가해자로 징역형을 받은 전과가 뒤늦게 알려져 사퇴한 가운데 이 지사의 무분별한 인재 등용 방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는 민간인의 공직 진입장벽을 낮춘 ‘열린 채용’을 시행 중이지만, 사실상 이 지사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등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 취임 이후인 2019년 4월부터 민간인의 공직 진입장벽을 낮춘 ‘열린 채용’을 하고 있다. 공무원 출신에게 유리하게 돼 있는 공공기관 채용 자격 기준을 폭넓게 완화해 민간인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외부의 유능한 인재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 제도 시행 이후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측근으로 분류됐던 공무원과 유관 기관 인사가 적지 않게 도 산하기관에 임직원으로 채용돼 사실상 이 지사 측근을 위한 채용 기준 완화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유력 산하기관의 A 본부장은 과거 성남시청에서 구청장 등 요직을 지낸 뒤 이 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자 도지사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다 이 지사 취임 후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같은 기관 B 본부장도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시청에서 국장을 지낸 공무원 출신이다.

다른 산하기관의 경우 이 지사 취임 이후 경영부원장 자리가 신설됐는데 초대 경영부원장을 지낸 C 씨는 경기도 정책공약수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빈자리는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에 근무했던 D 씨가 차지했다.

이 지사가 지난 4월 임명한 정의찬 사무총장은 한총련산하 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이던 1997년 20대 시민을 경찰 프락치로 몰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과가 알려지면서 사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