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法위반 고발한 당사자
국정원서 주민번호·주소 수집
국정원 ‘방첩 차원 확인’ 입장

정보·수사기관이 민간인에 대한 통신 정보 수집을 하고도 당사자들에게 사유조차 설명하지 않거나 뒤늦게 통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사자들은 “범죄 혐의가 있는지조차 확인해주지 않으면서 사전 동의 없이 정보를 빼 가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4·15 총선 당시 SKT 가입자의 위치정보 등을 총선 전략에 활용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검찰에 냈던 A 씨는 국정원이 SKT를 통해 자신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A 씨가 고발장을 제출한 것은 올해 4월이었으며, 국정원이 A 씨의 통신자료를 받아간 것은 지난 5월 6일이었다. 또 A 씨가 SKT에서 확인한 통신자료 제공 내역 확인서에는 국정원이 A 씨의 고객명, 주민등록번호, 이동전화번호, 주소, 가입·해지일 등을 받아간 것으로 나온다. 다만 통화 내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A 씨는 “국정원이 왜 자료를 조회했는지 이유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SKT 측은 A 씨의 고발 사건과 국정원의 통신자료 조회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T 측은 “법적 권한을 가진 국가기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수사 등을 목적으로 법적 절차에 따라 가입자의 통신자료를 요청하는 일은 통상적”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측은 “방첩활동 과정에서 외국인과 통화한 불특정 전화 번호 가입자를 단순 확인한 것이고 내국인임이 확인됨에 따라 더 이상 추가 조사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