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보통’→ 작년 ‘미흡’
법무·통일부·방통위도 미흡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취임 초기부터 딸 이중국적·부동산 다주택 논란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 남편의 호화 해외여행 등 끊임없이 개인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가운데 외교부가 최하위 수준의 정부 업무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원년 멤버인 강 장관이 최장수 외교부 장관 기록을 세울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지만 외교부의 위상과 역량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위원회의 장관급 기관별 평가에서 법무부·통일부·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S·A·B·C·D 등급 중 최하위권에 해당하는 ‘C’ 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 기준이 우수·보통·미흡으로 나뉘었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외교부는 줄곧 ‘보통’ 등급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들어 등급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평가위는 외교부에 대해 분야별 평가항목 중 ‘국정과제’ 부문에서 2015년 ‘우수’ 2016년 ‘보통’ 2017년 ‘우수’ 2018년 ‘보통’ 등급을 매겼지만, 지난해 ‘C(미흡)’ 등급으로 평가했다. 평가위는 이와 관련, ‘보완 필요사항’에서 “미·중·일·러 등 주변 국가들과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등 실질적 진전을 위한 역할 수행”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미국, 일본 등 전통적인 우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존재감 없이 청와대에 끌려다니기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의혹에 안이하게 대응했다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갑자기 꺼내는 외교 참사까지 벌어졌다.

강 장관은 개인적으로도 취임 초기 딸 이중국적과 부동산 다주택 논란, 최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코로나19 국면에서 해외여행 자제를 촉구한 정부 지침과 맞지 않게 호화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미국 여행을 떠나는 물의까지 일으킨 상황이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측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번 주 예정된 방한을 연기하게 됐음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서종민·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