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영장없이 진입 검토

‘압수수색 영장이 없으면 못 들어간다’는 사랑제일교회 측의 적반하장 배짱에 방역 당국과 서울시가 21일 오전 11시까지도 신도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소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이날 0시까지 700명이 넘는다.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도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사달을 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방역 당국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어 일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서울시, 경찰 등에 따르면 합동조사단은 이날 오전 8시 사랑제일교회에 재집결해 대기하며 교회 측을 설득하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전날 오후 5시 교회를 방문해 신도 명단 확보와 역학조사를 시도했으나 교회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이날 오전 4시까지 대기하다가 철수했다. 교회 측은 최초 “변호사가 입회해야 한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오라”고 입장을 바꾸며 조사를 방해했다.

사랑제일교회의 신도 명단 확보가 중요한 이유는 그 전에 두 차례에 걸쳐 확보된 신도 명단이 부정확해서다. 서울시는 교인이 아닌 사람들의 이름이 섞여 있는 등 명단 자체가 불성실하게 만들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이름도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제일교회의 교인 수는 최소 2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교회 측이 지난 19일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에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교인 수가 4000명으로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영장 없이도 교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합동조사단은 교회 측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으며,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