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간내 추적 사실상 불가능
진단 검사도 한계…방역 난관

경찰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집회 참가자 특정을 위해 이동통신 3사로부터 현장 체류자 정보를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집회 참가자 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방역 방해 행위가 파악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이어서 과잉처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당국과 경찰의 요청에 따라 대규모 집회 당일인 15일 광화문 주변 기지국 접속자 중 30분 이상 체류자의 통신정보를 추려 전날 전달을 마쳤다. 지난 5월 초 이태원클럽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와 같은 방식이다. 감염병의 관리 및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해 필요하면 감염병 의심자에 관한 정보 제공 등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과 방역 당국이 해당 자료만으로 단기간에 집회 참가자를 선별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집회 당일 5만 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하고 있지만, 당시 광화문 유동인구까지 포함하면 통신정보에 나타난 접속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일부 집회 참석자가 당국의 역학조사를 차단하려고 일부러 휴대전화를 끄고 현금만 사용했다는 정황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당국이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진단검사도 최대 2만 명 정도에 그쳐 참석자를 특정하더라도 검사 시간만 사흘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사실상 방역 난관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 엄정 대응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특히 ‘확진 후 격리조치 위반’ 등 행위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로 보고 치료 완료 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격리조치 위반, 역학조사 방해 등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1509명을 입건해 873명(구속 12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현재 570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광화문 집회에 동원된 경찰부대에 대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21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날 오후 기준 검사 대상자 총 7613명 중 3793명(49.8%)이 검사를 받아 1807명이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현재까진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동부대에서 1명이라도 양성판정을 받으면 치안 공백이 발생하는 등 연쇄 파장이 일 수 있어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