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1월 중국 허베이성 화이라이의 지상 천체 착륙 종합 시험장에서 화성 탐사선 ‘톈원 1호’에 탑재될 착륙선이 이·착륙과 장애물 회피, 감속 하강 기능 등을 시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日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서 발사
강대국 경쟁 속 석유부국 도전
2억달러 투자… 내년 2월 진입

中·美 탐사선 잇따라 발사 예정
한국은 내일 첫 군사통신위성

아랍권 최초의 화성 탐사선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말’(희망)이 20일(현지시간) 오전 6시 58분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중국도 오는 23일 전후 ‘톈원(天問) 1호’를 발사할 예정이며, 미국은 이르면 7월 말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인내)’를 쏘아 올릴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화성탐사 경쟁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두바이TV 등에 따르면 아말은 이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발사체 ‘H2A’에 실려 4억9350만㎞ 떨어진 화성으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아말은 시속 12만㎞로 우주 공간을 비행해 UAE 건국 50주년인 2021년 2월쯤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아말은 애초 지난 15일 발사가 예정됐다가 나쁜 날씨 탓에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최종 발사됐다. 아말이 발사되자 전통의상인 흰색 칸도라 예복과 검은색 아바야를 착용한 UAE 연구진은 두바이의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성공적 발사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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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의 발사는 강대국의 전유물이던 우주개발 경쟁에 인구 937만 명의 ‘석유 부국’으로만 인식돼왔던 UAE가 도전장을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UAE의 위성 발사는 이번이 네 번째에 불과하고 기존 위성들은 모두 지구 궤도 위성이었다. 그조차 앞선 두 개는 한국이 개발해 러시아가 발사했고, 세 번째 위성은 자체 개발해 일본에서 발사됐다. 이번 아말 제작에는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대 등이 참여해왔다. UAE 측은 아말 제작에서 발사까지 약 2억 달러(2406억 원)를 썼다고 밝혔다.

화성 궤도에 올리기 좋은, 일명 ‘발사의 창’이 열린 7∼8월에는 아말을 시작으로 화성 탐사선이 잇따라 발사된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은 화성탐사선 ‘톈원 1호’를 운반할 로켓 ‘창정(長征)-5 Y4’를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 원창(文昌) 우주발사장 발사대에 세우고, 최종 발사를 위한 각종 테스트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날짜를 7월 말에서 8월 초라고 언급했지만, 관계자들은 오는 23일 전후를 발사일로 보고 있다. 톈원 1호는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 3개로 구성된다. 착륙선과 로버는 화성의 토양과 지질 구조, 대기, 물에 대한 과학 조사를 진행한다. 로버는 6륜 탐사차량으로 13가지 과학기구가 탑재돼 있다.

올해 최대의 화성탐사 도전은 미국의 로버 퍼시비어런스다. 무게 1043㎏의 대형 로버인 퍼시비어런스는 고대 미생물의 흔적을 찾고 다음 우주선이 회수해 지구로 가져올 수 있게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 보관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미국이 화성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아홉 번째이며 로버 착륙은 다섯 번째다. 퍼시비어런스는 아틀라스V 로켓에 실려 오는 30일에서 8월 15일 사이에 발사될 예정으로, 오는 2021년 2월 18일 화성의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의 첫 군사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2호는 20일 오후 5시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박준우·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