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남북화해 상징’ 와르르 조선중앙통신이 17일 오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폭파 충격으로 연락사무소 뒤쪽으로 보이는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외벽이 크게 파손되고 있다. 북한은 앞서 16일 오후 2시 50분쯤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연합뉴스

北, 군사합의 사실상 파기… 정부, 강경대응 선회
김여정 “文 6·15 발언 철면피 궤변… 특사 거부”
靑 “金, 몰상식 행위… 향후 사태 北이 책임져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지 하루 만인 17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지구·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고 서해상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정부는 기존의 대북 유화 기조에서 벗어나 이날 청와대·국방부·통일부 연쇄 브리핑을 통해 일제히 “실제 행동 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다’란 제목의 조선중앙통신 발표문을 통해 △금강산관광지구 및 개성공단 내 연대급 부대 및 포병부대 주둔 △DMZ 내 GP 병력 진출 △서해 포병부대의 전투근무체계(1호) 격상 및 훈련 재개 △대남전단 살포를 위한 군사적 안전대책 보장 등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와 같은 대적 군사 행동계획들을 보다 세부화하여 빠른 시일 내에 조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며 조만간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맹물 먹고 속이 얹힌 소리 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비판했다.

이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윤 수석은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런 사리 분별 못 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이로 인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동진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소장)은 브리핑에서 총참모부의 군사조치를 언급하며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북측은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호 통일부 차관 또한 브리핑에서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를 거론하며 “북측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한 문화일보의 관련 질의에 “북한은 역효과를 낳는 추가 도발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철순·민병기 기자, 워싱턴 = 김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