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필요성 절감하게 해”
靑도 특정시점 수사착수 불만

한국당 “몰염치 중의 몰염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검찰이 선택적 수사, 정치적 수사를 반복하면서 불공정의 상징이 되고 있다”며 검찰을 공개 비판했다. 청와대 내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어 검찰 수사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수사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 민주당 의원은 전원 소환해 수사를 한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은 7개월이 지나도록 기소는 물론이고 나경원 원내대표, 엄용수 전 의원 외에 소환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나 원내대표 자녀 특혜 사건도 고발이 있은 후 83일이 지난 그제 겨우 두 번째 고발인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날 선 검찰이 한국당만 만나면 왜 유독 녹슨 헌 칼이 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수사 행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면서 “검찰의 수사는 진실을 밝히는 수사여야지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한 총력 수사여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지만 며칠 새 검찰발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상 피의 사실 공표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전날 입장을 표명하며 “정치적인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른 절차대로 필요한 수사를 할 뿐이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수사를 선택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친문(친문재인) 무죄, 반문(반문재인) 유죄’냐”라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재수 감찰 농단’ ‘김기현 선거농단’ ‘우리들병원 금융농단’ 등 3종 친문 게이트의 충격적인 실체를 두 눈으로 보고도 여전히 공수처를 입에 올리는 것은 몰염치 중의 몰염치”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추악한 부패를 저지른 정권이 누구를 수사하겠다는 것인가. 완장을 또 하나 채우겠다는 것인가”라며 “그 완장의 의미는 ‘친문 무죄, 반문 유죄’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김유진·민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