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휴대전화 포렌식” 직접 지시
두달뒤 주변 민원 많다며 “중단”
檢, 청탁유무 등 수사범위 넓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지시한 지 두 달 만에 감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유 전 부시장 감찰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조 전 장관보다 ‘윗선’으로부터 나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29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시작한 지난 2017년 10월 당시에 민정수석으로 있던 조 전 장관은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한 감찰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특감반은 텔레그램 등 메시지 복원으로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 요직에서 직무상 밀접한 금융업체들에서 골프 접대·자녀 유학비 등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지난 27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유 전 부시장을 구속 수사하고 있다. 유 전 부시장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최근 박형철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을 소환 조사해 “당시 조 수석이 ‘주변에서 (감찰 중단을 요청하는) 전화들이 너무 많이 온다’며 유 전 부시장 감찰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감찰을 무마시키기 위해 청탁을 벌였는지 여부 및 그 대상자는 누구였는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알려져 조 전 장관 ‘윗선’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를 떠나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지난해 4월 민주당 측에선 유 전 부시장 감찰 사실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부시장 영입은 민주당 정책위의장·정책위 수석부의장·정책실장 등 3명이 상의해 결정했다. 당시 정책위의장으로서 ‘최종 결재권자’ 위치에 있었던 김태년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기관이 가져온 이력서 이상으로 검증하지는 않고 추가 검토 기능은 없다”며 “어느 당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무를 맡은 이한규 당시 정책실장도 “(유 전 부시장이) 감찰을 받았다는 사실은 통지받지 못했다”며 “당 자체적으로 검증할 인력도 없다”고 전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징계는커녕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에 추천한 당시 금융위의 부위원장이었던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