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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통해 당시 일화 소개
“복합기서 발견하고 건넸더니
李, 뺏어가듯이 확 잡아채 가”

“조국 전 민정수석과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의 이름이 등장하는(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정보와 수사에 대한 동향 보고서를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보여줬더니 이 전 반장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내가 주는 것임에도 뺏어가듯이 홱 잡아채 가더라.”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28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태우TV’에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첩보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민정수석실이 이를 특감반원 내부에서도 감추려 했음을 암시하는 일화를 소개했다.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에서 보고서를 쓰고 문서를 출력하기 위해 10명이 공용으로 쓰는 복합기 위에서 이 보고서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 명이 공동으로 하명을 받지 않은, 한 개인이 생산하는 문서는 (원칙상) 보안이며 다른 IO(정보관)에게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 문서가 출력된 상태로 올려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전 수사관은 “완전히 정치인과 관련한 보고서였다”면서 “우리 업무 대상이 아닌 불법 사항이었기 때문에 당시 휴대전화로 촬영해 뒀지만 누가 쓴 건지는 알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문서를 이 전 특감반장에게 보여줬더니 이 전 반장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내가 주는 것임에도 뺏어가듯이 홱 잡아채 가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인 사찰, 정치인 사찰을 많이 이야기해 온 수많은 양심선언이 왜 거짓말이겠냐”며 “진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당시 경찰이 민정수석실에서 수집한 김 전 시장 비위 첩보를 넘겨받아 수사를 개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수사관은 ‘하명 수사’ 의혹을 부인하는 청와대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와대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양심 고백과 검찰이 확보한 물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정치 사찰 첩보를 하명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지방선거를 전후해 선출직 공직자와 관련한 비위 첩보가 이러한 경로로 전달된 것은 김 전 시장 사례가 유일하다. 똑똑히 기억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