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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NK 조사지표 지속 하락
“신의주·혜산도 4010·4200원”
전문가 “北 식량사정 괜찮거나
주민들 구매력 떨어졌을 수도”

정부는 對北 식량지원 여론전
7대종단 등과 만나 의견 수렴

문재인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을 추진하면서 북한 식량 사정 악화를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주요 도시 쌀값이 6개월간 하향세”라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북한이 14일 또다시 남측에 “주인 구실을 바로 하라”고 비난한 상황에서도 통일부가 대북 식량 지원 추진을 위해 종교계 및 남북협력단체 등을 상대로 한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남북회담본부에서 국내 7대 종단 연합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북 식량 지원 관련 의견을 수렴한다. 이들은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주도하는 단체 소속으로, 이번 면담은 중립적 의견 수렴보다는 식량 지원에 대한 반발 여론을 희석하려는 ‘명분 쌓기’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북한이 이날도 대외매체 메아리를 통해 “외세의 입만 쳐다보면서 당치 않은 ‘중재자’·‘촉진자’ 역할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으니 스스로 주인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며 남측을 비난하는 데도 정부는 식량 지원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세운 인도적 지원의 이유인 북한 식량난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식량난의 근거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현지 작황 상황을 조사해 발표한 통계지만, 실제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북한의 식량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양 지역 쌀 1㎏ 가격은 지난해 11월 5000원을 기록한 후 6개월 가까이 하향세를 보이면서 4월 30일 기준으로 4000원대에 형성돼 있다. 같은 기간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쌀 1㎏ 가격은 5100원에서 4010원으로, 양강도 혜산시는 5175원에서 4200원으로 떨어졌다. 식량난을 호소하는 것과 달리 쌀값은 줄곧 안정세인 셈이다.

WFP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 총생산량은 2009년 이후 최저치인 490만t으로 올해 136만t의 곡물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북한 당국이 허용하고 있는 다수의 시장 때문에 민간에서 일정 기간 식량을 저장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북한 전역에 퍼져 있는 상설시장은 500여 개, 비인가 장마당도 2000여 개에 달한다. 한 북한 전문가는 “시장 가격 하락을 구매력 저하 때문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식량 사정이 불안정하지 않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며 “과거에는 작황 실적이 곧바로 식량난으로 연결됐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활성화돼 주민도 대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