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산업재해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전년보다 1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2017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집계한 결과, 요양승인 기준의 산재 사망자는 1957명으로 전년(1777명)보다 10.1%(180명)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전체 사망자 중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993명으로 전년(808명)보다 22.90%(185명) 증가했다. 질병사망만인율(근로자 1만 명당 질병사망자 수 비율)도 0.44에서 0.54로 0.10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55명에서 73명(32.73% 증가), 제조업 176명에서 224명(27.27% 증가), 광업 349명에서 447명(28.08% 증가) 등 대부분 업종에서 사망자가 늘었다. 질병 종류별로는 진폐 439명(44.2%), 뇌심질환 354명(35.6%), 직업성 암 96명(9.7%)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체 질병 재해자는 9183명으로 전년(7876명)보다 16.6%(1307명) 늘어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는 산재신청 증가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산재로 인정하는 ‘추정의 원칙’ 도입(2017년 9월)으로 업무상 질병 승인율 증가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64명으로 전년(969명)보다 0.52%(5명) 감소했고,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 명당 사고사망자 수 비율)도 0.53에서 0.52로 0.01포인트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32명에서 209명(9.91% 감소), 운수창고통신업이 82명에서 71명(13.41% 감소)으로 감소했다. 반면 건설업은 499명에서 506명(1.41% 증가), 서비스업 등 기타의 사업은 127명에서 144명(13.39%)으로 증가했다. 재해유형별로는 떨어짐이 366명(38.0%), 끼임 102명(10.6%), 부딪힘 100명(10.4%) 순으로 많았다.

고용부는 산재 근절을 위해 올해부터 △산재 감축 지표를 ‘사고사망자’로 단일화 △무재해기록 인증제 폐지 △감독 대상 선정 시 재해율 지표 배제 등 사망사고를 중심으로 산업재해 현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건강보험공단과 합동으로 산재 은폐 의심 사업장과 지정병원을 조사하는 등 산재 은폐 적발을 강화한다. 건설업에 대해선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 반영하는 산재 은폐 감점 확대 △산재 발생 보고 시 노동자 대표 확인 의무화 등을 추진한다.

고용부는 산재 은폐 근절노력에 힘입어 새로 파악된 재해에 대해선 재발방지계획 수립 등을 지원하고, 현재 50개소에서 시범 추진 중인 ‘사업장 안전의식 수준 향상 지원’ 사업도 오는 2022년까지 100인 이상 제조·서비스업 사업장 중 재해가 3건 이상 발생하고, 평균 재해율이 업종·규모별 상위 10% 이내인 사업장으로 확대한다. ‘사업장 자율 안전보건공시제’를 도입해 사업장이 재해 발생 현황 및 재해예방 활동 내역을 자율적으로 공개할 경우 안전보건교육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진영 기자 news119@